"총을 잘못 가져왔어."
최강희 전북 감독이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지난 22라운드 서울전 뒷얘기를 풀어냈다. 엽총을 든 사냥꾼으로 변신해 '독수리 사냥'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독수리' 최용수 감독을 겨냥했지만 홈에서 1대2로 패했다. 유쾌하게도 '연장 핑계'를 댔다. "포스터를 찍는데 총이 딱총이더라고, 연발도 안돼, 홍보팀에 다음번엔 미사일을 가져오라고 했다"며 웃었다. "사실 홍보팀이 포스터 제작용으로만 쓰겠다고 해서 흔쾌히 응한 것인데 언론에 풀어버렸더라. 속았어"라며 허허 웃었다. 서울과 2번의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또다시 선전포고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총만 좋은 걸 구해오면 언제든지!"라며 넉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사실 경기에 진 것만 안좋았지, 다 좋았다. 관중도 많이 오고, 팬들이 즐거워 하지 않았나.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K-리그에 이슈를 만들고 스토리를 만드는 일, 흥행에 도움이 되는 일이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 클래식 리딩구단의 수장다웠다.
최 감독은 서울전 패배와 관련해 "밖에서 보면 연승할 때는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사실 조금씩 문제가 된 단점들이 나타난 것이다. 홈에서 지키면서 경기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성격상 물러나거나 지키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전남전을 앞두고 선수단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경기에 지고 나서 선수들에게 얘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더 편안하게 해준다. 1패로 인해 분위기가 다운되고 무너지면 우승할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 일희일비 해서는 안된다. 꾸준히 리그 마지막까지 자기의 플레이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2시간 앞서 시작된 울산-포항전 실시간 결과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울산-포항 경기 결과도 안중요하다.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우리는 우리 경기만 하겠다"며 웃었다. '1강' 전북의 자신감이었다. 광양=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