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흐름이라면 이번 시즌에도 꿈의 4할 타자를 보기 어렵다.
국내 야구에서 마지막으로 4할 타자를 본게 1982년 프로야구 원년이었다. 당시 백인천 감독 겸 선수는 72경기에 출전, 타율 4할1푼2리를 찍었다. 일본에서 선진 야구를 경험하고 돌아온 백인천은 아직 프로무대가 낯설었던 국내 투수들 보다 기술면에서 한 단계 우위에 있었다고 한다. 그후 이종범이 1994년 해태(현 KIA) 시절 타율 3할9푼3리로 4할에 가장 근접했었다.
올해는 SK 포수 이재원이 6월말까지 4할을 버티다가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8월 타격감이 뚝 떨어지면서 현재는 3할6푼3리다. 한때 김주찬(0.356)도 4할 언저리까지 갔지만 더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최근엔 삼성 4번 타자 최형우가 옆구리 부상에서 돌아와 맹타를 휘두르면서 타율이 치솟고 있다. 3할7푼4리로 1위. 그는 "나는 타격왕에 관심이 없다. 단지 내 최고 기록을 한 번 찍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최형우의 타격감은 절정이다. 4경기 연속 멀티 안타행진이다. 이 페이스가 계속 된다면 4할에 근접할 수도 있다. 부상으로 휴식을 취하고 체력을 회복하고 온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전문가들은 내년 시즌 경기수(팀당 144경기)가 늘어나는 것과 4할 타자와는 큰 연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경기수가 많아지면 타자들의 체력 소모가 더 심하고 고타율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올해 같은 타고투저 현상이 반복되더라도 여름철 무더위와 잦은 우천 취소 때문에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선 아직 4할 타자 단 한 번도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선 1941년 테드 윌리엄스(당시 보스턴 레드삭스)가 기록한 4할6리가 마지막 4할 기록이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