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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우의 왼발과 스테보의 머리가 만나면?'전남불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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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부산-전남전, 후반 인저리타임 모두가 0-0 무승부를 예상하던 순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전남 안용우의 왼발이 번쩍 빛났다. 문전으로 돌아들어가는 스테보의 위치를 '매의 눈'으로 포착했다. 스테보가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다. 강력한 헤딩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전남은 원정에서 2연승을 달리며 신바람을 냈다. 6강 라이벌 제주, 울산을 밀어내고 리그 4위에 올랐다.

올시즌 수원 출신 공격수 스테보(6골3도움)와 1년차 왼발 윙어 안용우(5골4도움)는 K-리그 최강 '꿀영입'이다. 전남의 변화는 이들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의 한수'다. 안용우가 좌우 측면에서 빛의 속도로 치고 달리다, 전방을 향해 올리는 '초정밀 크로스'는 신기에 가깝다. 스테보는 안용우의 크로스 타이밍과 낙하지점을 기가 막히게 잡아낸다. 안용우는 올시즌 스테보의 6골중 무려 4골을 도왔다. 안용우가 올시즌 기록한 도움 4개는 모두 스테보의 머리를 향했다. 이들이 골을 합작한 경기에서 전남은 지지 않았다. 3월22일 경남전(3대2 승) 3월26일 울산전(1대0승), 7월5일 서울전(2대2 무), 이날 부산전(1대0 승)까지 '안용우-스테보' 불패라인이 가동됐다.

8월 '4연패 늪'에 빠진 전남을 살려낸 것 역시 '안-스 라인'이었다. 17일 21라운드 수원전을 앞두고 전남 선수단은 비장했다. 김병지 현영민 스테보 등 기혼자인 고참 선수들이 경기 이틀전 클럽하우스로 들어왔다. 합숙을 자청했다. 또다시 패한다면 전원 삭발하기로 결의했다. '병지삼촌' 역시 "트레이드마크인 꽁지머리를 자르겠다"고 했다. 절체절명의 각오로 나선 수원과의 홈경기, 안용우가 2골, 스테보가 1골을 터뜨렸다. 3대1로 승리했다. 이날 안용우의 그림같은 왼발 중거리포, 스테보의 필사적인 '바이시클킥' 골은 뜨거운 화제가 됐다. 스테보의 골 역시 오른쪽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린 안용우로부터 시작됐다. 24일, 11경기 무승을 끊은 부산과의 경기는 치열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다. 마무리는 또다시 안용우-스테보였다. 나란히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 전남의 2연승을 이끌었다.

안용우는 스테보와의 호흡에 대해 '소통의 힘'을 강조했다. "연습할 때부터 스테보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스테보가 자신의 움직임을 내게 자주 설명해준다"고 했다. "스테보가 볼을 잡고 나왔다가 돌아뛰는 움직임을 봤다. 머리에 맞추려고 한번 크로스를 올려봤는데 운좋게 연결됐다. 스테보가 헤딩을 잘해줬다"고 '찰떡궁합' 스테보에게 공을 돌렸다. '스테보 예찬론'을 이어갔다. "스테보는 외국인선수지만 적극적이다. 팀 후배들에게 먼저 나서서 요구하는 것도 많고, 장난도 많이 친다. '분위기 메이커'다. 외국선수라고 해서 뒤에 물러나 있고, 그런 게 전혀 없다. 정말 적극적이다. 후배들에게 누구와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형처럼 진짜 많이 도와준다." '택배 크로스' 4개에 스테보는 어떤 보답을 했을까. "고맙다고, 정말 좋은 크로스라고 칭찬은 해줬는데…. 아직까지 밥 사준다는 말은 없다"라며 싱긋 웃었다.

안용우는 내달 1일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훈련을 위해 동료 이종호 김영욱과 함께 파주NFC에 입소한다. 31일 전북전까지 팀에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아주고 갈 각오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