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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잠실 2연전, 두산의 선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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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잠실 라이벌 2연전이다. 공교롭다.

4강 길목에서 딱 만났다. 4위 LG와 5위 두산. 게임 차는 2경기.

4위 싸움은 점입가경이다. 4위 LG와 8위 SK와는 불과 3.5게임 차다. 그런데 최근 기세를 보면 LG가 가장 유리하다.

강한 중간계투진과 마무리를 앞세워 조금씩 격차를 벌이고 있다. 반면 추격자 두산과 롯데는 연패에 빠져 있다.

두산은 중간계투진이 너무나 부진하다. 23일 NC와의 잠실 1차전에서 7대9로 패했다. 필승계투조 이현승과 정재훈이 잇따라 실점했다. 결국 치명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2차전은 선발 마야의 호투에도 마무리 이용찬이 실점했다. 결국 1대2로 패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4위 LG를 추격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2연전. 두 경기를 모두 내준다면 사실상 4강은 멀어진다. LG와는 4게임 차가 된다.

산술적으로는 여전히 추격권이다. 하지만 선수단 전체를 휘감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있다. LG와의 2연전을 모두 내주면 26경기가 남는다. 4게임의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선수단 스스로도 심리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 수치다. 때문에 두산 입장에서 잠실 라이벌 2연전은 4강의 운명을 건 싸움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악재가 있다. LG와 두산의 분위기는 극과 극이다. LG는 롯데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반면 두산은 바닥이다.

현실적으로 여전히 가장 큰 문제는 선발 로테이션이다. 예정대로라면 정대현과 노경은이 출전해야 한다. 두산에서 가장 약한 선발이다.

정대현은 20일 SK전에서 선발등판, 6⅓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준수한 피칭을 보였다. 하지만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 제구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경은은 21일 삼성전에서 준수한 투구를 했다. 6⅓이닝 5피안타 4실점(3자책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했다. 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노경은은 오랜만에 자신의 기량에 맞는 투구를 했다. 그러나 여전히 신뢰하기는 쉽지 않다. 4강 운명이 걸린 잠실 라이벌 2연전에 투입하기는 불안한 선발들이다.

두산과 LG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뒷문이다. 8월, 16경기에서 두산 계투조의 평균자책점은 7.34다. 리그 최하위다.

반면 LG는 15경기에서 2.70. 리그 1위다.

때문에 두산 입장에서는 선발싸움에서 이겨야 승산이 있다. 두산 입장에서는 또 다른 옵션이 있다. 나흘 휴식 로테이션으로 선발진을 꾸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노경은과 니퍼트가 차례로 등판할 수 있다. 선발진의 무게감이 훨씬 더 강해진다. 잠실 2연전의 무게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는 옵션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길 공산이 큰 것도 사실이다. 니퍼트는 이미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무려 123개의 투구를 했다. 나흘 휴식 후 투구는 엄청난 부담감을 줄 수 있다. 5일 휴식을 하면 천적 삼성전에 등판할 수 있는 기회비용이 손실되는 점도 있다.

두산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