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의 80%가 가짜 석유와 정량 미달 주유를 의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 거주 20세 이상 자가 운전자 1000명을 상대로 '자동차 주유 소비자의식 및 피해경험'을 설문조사한 결과, 79.3%가 '가짜 석유 또는 정량 미달의 주유를 의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그러나 이중 대부분(74.4%)은 의심만 하고, 별다른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반면 주유소에서 품질이나 정량을 속여 파는 행위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각각 7.4%(74명), 7%(70명)에 불과해 주유소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다수인 952명(95.2%)이 정부의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가짜 석유(9.4%, 94명), 정량 미달 주유(6%, 60명) 등의 피해를 본 사례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가짜 석유 피해를 입은 소비자 중 과반수(60.6%, 57명)는 주유 후 차가 고장이 나거나 문제가 발생해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유 관련 피해를 입었을 경우 신고처 등의 대처 요령을 아는 소비자는 69명(6.9%)밖에 안됐다.
가짜 석유에 대한 소비자 의심 신고도 상당히 많았다. 한국석유관리원이 지난 2009년부터 5년 간 접수한 의심 신고는 7494건이나 달했다. 이 중 11.1%는 실제로 가짜 석유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원은 주유 후 소음, 매연이 심해지고 성능 저하가 나타나면 가짜 석유 주유를 의심하라며, 석유관리원(1588-5166)에 신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고 후 가짜 석유 판매 사실이 확인되면 소비자원을 통해 피해 구제가 가능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담당 부처에 가짜 석유 및 정량 미달 주유에 대한 단속 강화를 요청할 것"이라며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한 주유소는 이용에 주의하고 ℓ 단위나 천원 단위로 주유해 정량미달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