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방망이가 시원치 않습니다. 8월 9일 잠실 한화전을 기점으로 6경기 평균 득점 2.7점에 머물렀던 LG 타선은 8월 19일 목동 넥센전에서 2홈런 포함 16안타 7득점으로 살아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20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4안타 2득점에 그쳤습니다.
최근 LG에는 타선을 주도하는 타자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테이블 세터나 하위 타선에서 많은 출루로 기회를 만들며 상대를 괴롭히는 타자가 없습니다. 중심 타선에서 타점을 쓸어 담으며 득점력을 높이는 타자도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8월 12일 맏형 이병규의 1군 콜업은 타선을 이끄는 타자가 없는 LG의 현실에 대한 양상문 감독의 고민이 반영된 것이었습니다. 종아리 부상으로 두 달이 넘는 재활을 거친 이병규가 수비로는 한 경기 전부를 소화할 수는 없지만 방망이로 팀 분위기를 바꿔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8월 12일 잠실 SK전에 대타로 출전한 이래 이병규는 11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습니다. 우선 직구에 방망이가 늦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20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LG가 5:1로 뒤진 8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그가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넥센의 세 번째 투수 문성현을 상대로 2-0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3구 142km/h의 직구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지만 헛스윙이었습니다. 공이 들어온 뒤에 방망이가 돌아 스윙이 늦었습니다. 4구를 공략한 이병규의 땅볼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듯했지만 2루 베이스 뒤로 시프트한 유격수 강정호에 걸려 아웃되었습니다.
전반적인 타구질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잘 맞은 직선 타구는 찾아보기 어렵고 내야를 넘어 외야로 뻗어나가는 타구도 흔치 않습니다. 퓨처스에서는 0.370의 고타율을 기록했지만 1군 투수들에는 적응이 덜 된 모습입니다.
작년 이병규는 명실상부한 LG의 리더였습니다. 0.348로 최고령 타격왕에 등극하며 최고령 골든글러브의 영예도 함께 누렸습니다. 주장 이병규가 이끈 LG는 정규 시즌 2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랐습니다. 10월 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역전 결승타를 터뜨리며 환호했던 그의 모습은 눈에 선합니다.
올 시즌 주장 완장을 내려놓았지만 이병규는 여전히 LG의 구심점입니다. 그가 1군 엔트리에 포함되어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격려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힘이 됩니다. 언젠가는 그가 타격감을 되찾을 것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LG가 힘겨운 4강 다툼을 벌이는 바로 지금 이병규의 부활이 가장 어울리는 시기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