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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황일수 "이제야 조금 팬들에게 면이 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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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볼트' 황일수(27·제주)의 전반기는 고통이었다.

황일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제주의 히든카드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강등한 대구에서 제주로 이적했다.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오른발 슈팅력을 지닌 황일수는 겨울이적시장의 최대어 중 한명이었다. 제주는 치열한 영입전 끝에 허재원+현금을 제시하며 황일수를 손에 넣었다. 황일수는 "나에 대한 제안이 많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제주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나를 원하는 팀에서 열심히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시민구단 대구에서 뛰던 황일수에게 제주는 딴 세상이었다. 황일수는 "워낙 환경이 좋다. 대구는 열악했다. 개인 훈련 시설도 없었다. 클럽하우스도 좋고, 더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스피드가 좋은 황일수와 경기운영능력이 좋은 드로겟의 양 날개를 올시즌 주 공격루트로 삼았다. 하지만 황일수가 부진했다. 제주의 패싱게임에 녹아들지 못했다. 스루패스가 좋은 윤빛가람 송진형과 찰떡궁합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에 밑돌았다. 황일수는 "처음으로 이적해,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왼쪽 무릎까지 다쳤다. 부위가 좋지 않았다. 무릎 아래쪽을 다쳐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재활까지 두달에 가까운 시간이 들었다. 마음고생도 심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컸다. 황일수는 "부담감이 있었다. 팀도, 팬들도 기대를 많이 해주셨는데 초반에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 실망감을 드렸다는 생각이 컸다"고 했다.

월드컵 휴식기 동안 팀훈련에 참가한 황일수는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성과가 바로 나타났다. 목포와 제주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가장 몸상태가 좋았다. 연습경기에서 매경기 골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후반기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황일수를 꼽았다. 황일수는 포항과의 후반기 첫경기부터 출전했지만, 연습경기만큼의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박 감독은 믿음으로 황일수를 기다렸다. 마침내 지난달 13일 성남전에서 제주 데뷔골을 뽑았다. 황일수는 "성남전 골로 마음고생을 털었다. 부담감이 덜어지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아무래도 공격수는 심리적 부분이 크다. 준비를 많이한 효과가 나왔다"고 했다. 황일수는 후반기 들어서 3골을 기록하며 제주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황일수는 "아무래도 최전방에 무게감이 떨어지다보니 감독님이 나에게 주문하시는게 많다. 특히 골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하신다. 더 책임감이 생긴다"고 털어놨다.

대부분의 제주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황일수의 올시즌 목표 역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이다. 황일수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오로지 팀이 3위 안에 들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그래야 전반기 부진했던 것을 모두 만회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