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힘겨운 승리를 거뒀습니다. 19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피 말리는 접전 끝에 7:5로 역전승했습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은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LG 선발 류제국이 5이닝 1피홈런 포함 7피안타 5실점(4자책), 넥센 선발 밴헤켄이 5.2이닝 2피홈런 포함 11피안타 6실점에 그쳤습니다. LG가 6:5로 앞선 6회초 2사 후 밴헤켄이 강판되면서 양 팀 선발 투수는 모두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후 치열한 불펜 공방전이 시작되었습니다.
LG가 유원상, 정찬헌, 이동현, 봉중근을, 넥센이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을 차례로 투입하며 리그에서 손꼽히는 강력한 불펜을 과시했습니다. LG는 근소한 리드를 지키기 위해, 넥센은 실점을 막고 역전을 도모하기 위해 불펜으로 맞불을 놓은 것입니다.
양 팀의 불펜 투수 중 실점한 선수는 9회초 등판해 1실점한 손승락이 유일할 정도로 대부분 만족스러운 투구 내용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인상적인 불펜 투수는 LG 이동현이었습니다.
이동현은 LG가 6:5의 살얼음 리드를 유지하던 8회말 무사 2루의 동점 위기에 등판했습니다. 이동현의 등 뒤의 2루 대주자 김하성이 득점에 성공할 경우 6:6 동점이 되면서 분위기는 넥센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LG가 경기 중반까지 앞서다 경기 막판 동점을 허용한 뒤 역전당해 패하는 흐름은 이전까지 넥센전에서 쉽게 반복되는 양상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사 2루 상황을 1사 3루 상황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1사 3루가 될 경우 외야 플라이나 내야 땅볼로도 동점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동현은 김민성을 상대로 변화구를 던져 2스트라이크를 잡아 희생 번트 시도를 무산시킨 뒤 147km/h의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습니다. 2루 주자를 묶으며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어 대타 박헌도 타석에서 다급해진 2루 대주자 김하성이 이동현의 원 바운드 투구에 3루로 파고들다 포수 최경철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되었습니다. 루상에서 주자가 사라져 여유를 찾은 이동현은 박헌도를 헛스윙 삼진 처리해 8회말을 닫았습니다. 2탈삼진 무실점으로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것입니다. 이날 경기에 등판한 양 팀의 7명의 불펜 투수 중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은 투수는 이동현이 유일했습니다.
이동현은 올 시즌 2승 1패 2세이브 17홀드 3.2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입니다. 홀드 갯수는 리그 4위에 해당하며 팀 내에서 가장 많습니다. LG 셋업맨 중 가장 믿을 만한 투수답습니다.
셋업맨은 선발 투수나 마무리 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습니다. 이동현 또한 활약상이나 노고에 비해 대우를 적게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가 있어야 팀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LG에서는 이동현이 바로 그런 선수입니다.<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