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레슬링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4년간 하늘이 노래질만큼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안방에서 열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4년전의 노골드 수모에서 벗어나겠다는 일념이다. 사선을 넘나드는 강훈련만이 답이다. 한국 레슬링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5개를 목표로 잡았다. 그레코로만형 전체급 우승을 노린다.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선봉에서 이끌 주자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다. 4년 전 대학생으로 첫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김현우는 2회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2년 뒤 그는 런던올림픽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세계 정상에 섰고, 4년만에 아시안게임에서 아픔을 털어낼 기회를 잡았다. 김현우는 75㎏급으로 체급을 올린 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아시안게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다면 김현우는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김현우는 "2010년은 한국 레슬링의 슬럼프 시기였다. 이번에 안방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전체급 금메달을 따서 일 한번 내자'며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인 정지현도 그레코로만형 71㎏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화려하게 은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그레코로만형 66㎏급의 류한수, 84㎏급의 이세열 등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자유형의 부활은 레슬링의 또 다른 숙원이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자유형의 금맥이 끊겼다. 그레코로만형의 비중이 커지면서 자유형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장순 감독이 자유형 대표팀을 맡아 12년만에 금맥 잇기에 나선다. 57㎏급의 윤준식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윤준식은 올해 대한레슬링협회가 2년 뒤 올림픽에 대비해 발표한 '금메달 프로젝트'의 중점 육성 선수로 선발된 유망주다. '부활'의 꿈을 이루는 그 날을 위해 레슬링대표팀은 오늘도 극한의 훈련을 참아내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