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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기술위원장 "세금, 활동 지역 문제로 합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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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전 네덜란드 감독(62)과의 협상 결렬에 고개를 숙였다.

이 위원장은 1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죄송하다. 자주 만나면 안되는데, 감독님이 만나야 하는데…. 하지만 판 마르바이크는 합의 도출을 못했다"며 "안타까움이 있다. 마르바이크가 됐으면 하는 마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감독과 협상 중지하고 기다렸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최종시한을 네덜란드 현지시각으로 금요일 저녁, 우리시각으로 토요일 오전까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답안이 우리와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합의를 못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마르바이크 감독을 존중하는 의미로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겠다. 크게 말하면 세금과 관련한 연봉 문제, 활동 지역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합의 도달을 못한 이유다. 더 이상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예상 그대로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등을 돌린 첫째 이유는 가족 문제다. 그는 한국 축구를 이끌면서 손자 등 가족들이 사는 고향 메르센 가까이에서 머물기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과의 유럽 생활과 한국 사령탑 업무의 균형을 중요한 조건으로 내세웠다. 유럽에서 머물면서 한국의 유럽파를 점검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1년에 한 달 정도 유럽 체류는 몰라도 A매치가 없을 때 계속해서 머문다는 것은 상식 밖이었다. 특히 기술위원회는 차기 감독은 단순히 '지도자'가 아닌 한국 축구에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A매치가 없을 때 지도자 강습회 등을 통해 국내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물을 원했다. 체계적인 유소년 교육 프로그램을 전수할 능력도 기대했다. 판 바르바이크 감독은 축구협회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했다.

돈 문제도 컸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약 20억원의 연봉과 옵션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세금이었다. 한국은 고액소득자에게 40%, 네덜란드는 52%를 과세한다. 큰 문제는 아니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이중과세방지협약이 돼 있다. 이중과세방지협약은 같은 소득에 대해 두 나라에서 중복으로 과세하는 것을 막아 조세의 이중부담을 방지하는 제도다. 하지만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이중과세방지협약이 모호하다며 '세금 폭탄'을 우려했다. 축구협회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의문부호를 거두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합의를 도출 못했지만 판 마르바이크는 좋은 감독이다. 또 다른 기회가 오면 올 수도 있는 감독이다. 이번에는 시간 관계상 더 이상 협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9월 A매치(5일·베네수엘라, 8일·우루과이)를 목전에 두고 '판 마르바이크 쇼크'에 새롭게 판을 짜야할 상황이다. 기술위원회는 9월 A매치를 한국 코칭스태프로 정리했다. 이 위원장은 "외국인 감독 영입을 전제로 노력하겠다. 다만 9월 두 경기는 우리 코칭스태프로 준비하기로 했다. 3명은 신태용 박건하 김봉수로 구성하기로 했다 .신태용 코치는 감독대행의 형태는 아니고 나중에 외국 감독이 오면 코치진의 한명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외파 소집 그림도 그려졌다. 이 위원장은 "해외 활동 선수들은 협회 차원에서 공문 보낼 시점이 있어서 해외파는 15명 정도 소집하기로 했다. 이미 해외파 선수들에게는 구단에 협회 차원에서 요청 공문을 보냈다. 윤석영이 발목 부상으로 유럽 4명(기성용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 나머지는 중국(김영권 박종우) 일본(김민우 김창수 김진현) 중동(이명주 남태희 조영철 한국영 곽태휘) 국내파는 코칭스태프와 협의해서 다음주에 25명의 선수단으로 꾸리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