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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간판 아베 부진, 돌파구는 이승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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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노스케(35)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지난 2013시즌 일본 프로야구 포수 역대 통산 3번째로 300홈런을 돌파했다. 지난해 팀 최다인 32홈런에 91타점을 기록했다. 5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팀의 기둥이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그는 2001년 요미우리로 프로 입단 이후 줄곧 승승장구했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넘어지지 않았다. 큰 체구(키 1m80 체중 97㎏)가 아닌 편이지만 펀치력이 대단했다.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도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매년 20홈런 이상을 쳐왔다. 시즌 타율도 입단 첫 해(0.225)를 빼곤 전부 2할7푼 이상을 유지해왔다. 부진을 모르며 꾸준한 요미우리의 간판 스타였다. 그는 스스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다년 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매년 성적에 따라 다음 시즌 연봉 협상을 해왔다. 그의 올해 연봉은 최고액인 6억엔(약 6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요미우리 구단이 제시한 액수 보다 적은 금액에 사인했다. 지난해 재팬시리즈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패했고 부진했기 때문에 제시액을 다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랬던 아베의 지금 상황은 어떨까. 아베는 이번 시즌 프로 입단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반기 슬럼프가 지독했다. 타율 2할4푼5리, 9홈런에 그쳤다. 주전 포수로 꾸준히 선발 출전했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급기야 최근엔 타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의 투수 리드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단조롭지는 않지만 같은 타자에게 비슷한 패턴이 자주 나와 읽힌다는 것이다.

아베는 10년 이상 일본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의 안방마님으로 군림했다. 자부심이 대단한 자리다. 아베 역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요미우리 포수로 끝내고 싶어했다.

그런데 아베는 지금 포수 마스크 대신 1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타순은 그대로 4번이다. 지난 5일 요코하마전에선 경기 중간에 백업 포수 고바야시 세이지로 교체되기도 했다. 그 경기에서 요미우리는 연장 접전 끝에 끝내기로 졌다. 그리고 지난 7일 요코하마전부터 1루수로 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아베의 타격감은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베가 1루 수비가 낯설지만 포수 보다는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고 좀더 타격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포지션 변경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베는 최근 1루수를 보기 시작한 후 2홈런을 쳤다. 시즌 성적은 현재 타율 2할5푼8리, 12홈런, 37타점이다. 그동안 쌓아온 아베의 명성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아베의 현재 타격감이 좋지 않지만 4번에 배치되는 건 팀 사정과도 연관이 있다. 요미우리 타자 중에 시즌 타율이 3할 이상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홈런수도 형편없다. 팀내 1위 로페스(타율 0.235)가 18개이고, 그 다음이 무라타(타율 0.263)로 14개다. 팀내에서 50타점을 넘긴 타자도 없다. 이러다보니 하라 다츠노리 감독이 아베를 4번 타자로 기용할 수밖에 없다. 그가 지금까지 요미우리에서 해왔던 '평균치'를 믿고 맡기는 것이다.

현재 요미우리의 선발 포수는 고바야시(25)다. 고바야시는 지난해 입단한 프로 1년차 루키다. 요미우리는 고바야시를 아베의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요미우리가 그를 뽑을 때부터 빼어난 수비 능력에 주목했다. 잘 생긴 외모로 많은 여성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고바야시의 이번 시즌 성적은 42경기 출전, 타율 2할5푼8리, 1홈런 9타점이다.

아베의 시대가 이대로 저물 거라고 보는 시각은 아직 없다. 아베는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선수다. 그는 나이를 생각하고 있고, 변화를 통한 돌파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요미우리 시절 아베와 좋은 유대관계를 형성했던 이승엽(삼성)도 지난해 최악의 슬럼프를 딛고 올해 베테랑 해결사로 부활했다. 이승엽의 시즌 타율은 3할2리, 26홈런, 84타점(16일 현재)이다. 그는 지난 겨울 동안 타격폼을 전면 수정, 모든걸 간결하고 빠르게 만들었다.

아베가 이번 시즌 끊임없이 한 고민은 배트로 공을 잘 맞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전 처럼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아베와 이승엽 둘은 같은 좌타자이며 동시에 홈런 타자다. 아베는 이승엽 보다 세 살이 젊다. 이승엽이 먼저 겪었던 슬럼프가 리그도 다르고 바다 건너에 있는 아베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