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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챔피언스필드에 등장한 몽골 야구 꿈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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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 전 훈련이 한창일 때 관중석 한켠에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들이 종종걸음으로 관중석에 나타났다.

신기한 듯 야구장을 바라보던 어린이들은 경기 전에는 KIA 선수들의 손을 잡고 '에스코트 보이'로 나섰다.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도 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바로 KIA 타이거즈와 기아자동차가 지난 2012년부터 후원중인 몽골 울란바토르시 야구동아리 어린이들이었다.

선수들 중 대표로 돌고스렌 테물렝(12)군이 시구자로 나섰다. KIA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테물렝군은 몽골 전통모자를 쓰고 씩씩하게 홈플레이트로 공을 뿌렸다.

몽골은 정식 야구장이 1개밖에 없는 '야구 변방국가'다. KIA가 후원하는 클럽을 포함해 유소년 클럽이 총 5개 팀 있다. 성인팀은 전혀 없으며, 국가대표들은 야구를 좋아하는 대학생들로 구성돼있다. 이마저도 졸업하면 야구 대신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하는 이들이다.

KIA는 '타이거즈 러브펀드'를 통해 몽골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러브펀드는 국내 최초 모기업연합-프로구단 연계 방식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경기 기록에 따라 KIA 선수와 구단 임직원, 기아차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설정한 기부금을 매월 적립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몽골 어린이들과의 인연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아자동차와 KIA타이거즈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에 11명의 선수와 배트 1자루만 들고 출전한 몽골 국가대표팀을 본 뒤, 해외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몽골지역 지원을 결정했다. 그리고 빈곤 가정 어린이 24명과 코치 3명으로 구성된 야구동아리 창단에 도움을 줬다.

꾸준한 지원 속에 야구동아리는 지난해 열린 몽골 최초 유소년 야구클럽 대항전에 참가,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지훈련을 통해 기량을 가다듬은 어린이들은 올 6월 1일 열린 제2회 유소년 야구클럽 대항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KIA의 초청에 한국에 온 뒤엔 경기관람을 비롯해, 친선경기도 치렀다. 양준혁 멘토리 야구단과 전남, 광주 지역에서 러브펀드의 후원을 받는 야구동아리와 총 4경기를 가졌는데 4전 전승을 기록했다.

처음 초청받았을 때부터 선수들의 목표는 '전승'이었다. 그리고 목표를 이뤄냈다. 야구 변방국가지만, 그 열정만큼은 프로 선수 못지 않았다. KIA 유니폼을 입은 몽골 어린이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간이었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