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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롯데 불펜, 선수 탓만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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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8일 대구 삼성전과 9일 광주 KIA전에서 거의 다잡았던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불펜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중요한 시기에서 불펜이 제 구실을 못해주고 있다. 어렵게 뒤집은 경기를 이렇게 놓칠 경우 팀 분위기 마저 가라앉을 수 있다.

롯데 불펜은 8일 삼성전에선 9-7로 앞선 상황에서 8~9회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끝내기 패배(9대10)를 당했다. 좌완 강영식, 김사율 그리고 마무리 김승회가 모두 버텨내지 못했다.

9일 KIA전에선 3-2로 앞선 8회 대거 5실점하면서 3대7로 졌다. 선발 옥스프링이 7이닝 2실점 호투한 걸 불펜이 지켜주지 못했다. 언더핸드스로 정대현, 강영식, 홍성민이 나섰지만 불을 끄지 못했다. 롯데 불펜은 연이틀 필승조가 무너진 것이다. 그래서 더 충격이 크다.

이 패배는 누구의 잘못인가. 선수가 좋은 경기력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선수 탓만 할 수는 없다. 뛰어난 요리사는 재료가 조금 부족해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법이다. 전문가들은 롯데 불펜을 좀더 매끄럽게 운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롯데 불펜 자원이 특 A급 선수들은 아니지만 국내리그 전체를 봤을 때 중상위권으로 볼 수는 있다. 운영하기에 따라선 실력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3~4년 전 양승호 전 롯데 감독 시절의 '양떼' 불펜에 대한 얘기를 종종한다. 당시 불펜의 주축은 김사율 최대성 그리고 정대현이었다. 이명우와 강영식은 그때도 좌완 스페셜리스트였다. 김사율이 클로저를 했고, 최대성이 힘으로 타자를 윽박질렀다. 정대현은 꼭 필요한 순간에만 등판했다. 당시에도 불안감은 있었지만 지금 보다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다. 당시엔 가득염 코치, 주형광 코치 등이 투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롯데 불펜은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가 롯데 구단에 합류한 후 자원이 줄지 않았다. 홍성민이 KIA에서, 김승회가 두산에서 왔다. 심수창(2군에 있음)도 영입했다. 김승회는 살림꾼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다 현재는 마무리로 자기 몫 이상을 하고 있다. 홍성민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는 현역 선수 시절 이름을 날렸던 국내 최고 선발 투수들이었다.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로 인해 롯데에 스카우트됐다고 한다.

최근 롯데 불펜 운영이 결과적으로 나쁜 성적을 내면서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투수진 운영은 감독의 결정사항이다. 투수코치의 조언을 듣고 감독이 결정하고 책임진다. 투수 교체 타이밍과 누굴 어느 시점에 투입하느냐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단 결과를 놓고 구단 경영진과 팬들의 심판을 받을 뿐이다. 롯데 불펜은 8일 삼성전과 9일 KIA전에서 무척 실망스러웠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