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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데르 등록 불발 촌극, 울산 8월 반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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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반전을 꿈꿨다.

하지만 서막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상위권 도약의 계획이 뒤틀렸다. 울산 현대가 추락하고 있다.

울산은 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0대2로 패했다.

'충격'이다. 올시즌 1승밖에 챙기지 못한 인천을 상대로 영패를 면하지 못했다. 스코어에서 완패한 것도 그렇지만, 이날 울산은 스스로 무너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첫 번째 문제는 전술이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기존 '철퇴축구'에 '티키타카(바르셀로나식 공격축구)'를 가미시키려고 노력했다. 조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은 많은 활동량이 요구된다. 또 최전방에는 빠른 선수들이 포진돼 있어야 한다. 여기에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릴 수 있는 킬패스 능력을 갖춘 자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전술은 애초부터 '김신욱 딜레마'와 충돌했다. K-리그 대표 공격수인 김신욱이 발이 느리다고 해서 선발이 아닌 교체로 활용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다른 선수들도 무더위 체력저하로 빠른 문전 쇄도 빈도수가 적다. 이렇다 보니 국내 정상급 공격수들이 즐비해도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한다. 고전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울산은 최근 4경기에서 단 한 골밖에 터뜨리지 못했다.

김신욱과 스타일이 겹치는 공격수 영입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골결정력 향상을 위해 부산에서 데려온 양동현은 발이 빠른 편이 아니다. 활동량도 많지 않다. 페널티박스에서 득점찬스가 나면 골을 터뜨리는 '킬러' 유형이다. 조 감독의 전술에 맞지 않는 카드였다.

둘째, 공격에서 골을 터뜨려주지 못하면서 잘 버티던 수비도 흔들리는 경우가 잦다. 조 감독은 경기 중 선수들에게 활발한 스위치를 강조한다. 그러나 수비 시에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포지션이 겹치거나 많은 선수가 몰려있지만 느슨한 압박으로 효율성이 발휘되지 않고 있다.

조 감독은 패싱력을 갖춘 자원을 아시아쿼터로 뽑았다. 팔레스타인 출신 에데르였다. 그런데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K-리그 등록이 불발됐다. 울산은 에데르가 브라질과 팔레스타인 이중국적자임을 입증할 서류를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인 지난 31일까지 접수시키지 못했다. 에데르가 아시아쿼터로 인정받으려면 팔레스타인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입국했어야 했다. 그러나 에데르는 브라질 여권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울산 측은 에데르를 등록시키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했지만, 연맹은 단호했다. K-리그 규정으로는 선수 등록 시한을 넘긴 선수가 출전할 수 없다. 다만 울산이 국제축구연맹(FIFA) 양해를 얻으면 연맹 이사회 의결로 에데르를 구제하는 규정 외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울산에 있다. 아시아쿼터 선수를 활용하려고 했다면, 규정을 꼼꼼하게 챙겼어야 했다. 프로 구단에서 아마추어적인 행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구단 뿐만 아니라 선수단에도 큰 피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