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포항의 '안방마님' 신화용(31)이 신화 창조에 도전하고 있다.
신화용은 17라운드를 마친 현재 K-리그 클래식 5경기 연속 무실점 중이다. 제주 서울 울산 부산 인천과의 5경기에서 나온 23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막았다. 중앙수비수 김원일의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최후의 보루 신화용이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대기록이 가시권이다. 신의손 현 부산 골키퍼 코치가 세운 한 시즌 개인 최다 무실점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신 코치는 일화(현 성남) 시절이던 1993년 8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21년 간 난공불락이었다. 이운재 현 인천아시안게임대표팀 골키퍼 코치가 수원 시절이던 2008년 7경기 연속 무실점을 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통한의 실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2010년엔 김승규(울산), 지난해엔 김호준(제주)이 각각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역사를 바꾸지 못했다.
흐름이 좋다. 신화용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클래식 17경기에 모두 출전해 14실점만 허용하면서 0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17경기 중 무실점이 9차례였다. 방어율과 무실점 경기 모두 리그 1위다. 신화용은 올시즌 리그 10경기 이상을 뛴 클래식 12개팀 주전 골키퍼 중 최단신(1m82)이다. 피나는 노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섰다.
"지금까지 내 기록이 그 정도 되는 줄 몰랐다." 신화용의 고백이다. 그는 "원래 무심한 성격"이라고 웃으면서 "상대팀이나 내 기록 등을 자꾸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 같다. 그냥 하루하루 주어진 일정과 계획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때문에 우리 팀 다음 경기 일정도 잘 모를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반에 팀이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면서 탄력을 받았다. 골키퍼와 수비수 뿐만 아니라 11명이 모두 수비를 하면서 무실점까지 이어졌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다가오는 수원전이 주목된다. 8월 3일 원정에서 열린다. 기록 달성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다. 신화용은 기록보다 승리를 외치고 있다. 그는 "수원전은 좋은 기억이 많았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자신감이 넘친다. 선두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서라도 수원전을 잘 치러야 한다. 열심히 하면 기록은 따라올 것"이라고 말한 후 미소를 지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