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프로야구의 관심사는 4강에 과연 어떤 팀이 오르느냐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사실상 3팀은 거의 확정된 분위기다. 남은 4위 한 자리를 두고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그리고 KIA 타이거즈까지 네 팀이 3경기 이내에서 대접전 중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거친 현재 메이저리그는 팀당 총 162경기의 일정 중 ⅔가량을 소화했다. 60경기 정도 남은 현 시점에서의 성적을 지난해 같은 날짜와 교차 비교해 각 리그 지구별 포스트시즌 진출 유력 후보를 따져봤다.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대혼전)
27일 현재 AL 동부지구는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 뒤로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공동 2위를 형성하고 있다. 1위와 공동 2위 그룹의 승차는 불과 3경기. 아직은 절대 속단할 수 없는 순위다. 9연승 중인 4위 탬파베이 레이스까지도 '기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1위와의 승차가 6.5경기이고, 2위 그룹과는 3.5경기 차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날짜였을 때는 탬파베이가 1위였다. 2위는 0.5경기 차이로 보스턴 레드삭스가 지키고 있었다. 최종 순위는 보스턴이 역전해 지구 우승을 차지. 탬파베이는 5.5경기로 뒤진 2위로 시즌을 끝냈다. 탬파베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갔다. 결국 현 시점에서 AL 동부지구의 결과는 미궁 속에 있다. 볼티모어, 양키스, 토론토 모두 우승 후보 자격이 있다.
▶중부지구(호랑이 독주)
AL 중부지구의 양상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최강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독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 디트로이트는 57승44패(승률 0.564)로 2위 캔자스시티 로얄스에 5경기 앞선 1위다. 2연패로 페이스가 잠시 주춤하지만 전체적인 팀 밸런스는 여전히 강하다. 3위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51승53패로 승률이 5할에 못미친다. 1위와는 7.5경기 차.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다. 디트로이트는 2013년 7월27일에 57승45패로 리그 1위였다. 2위 클리블랜드에 3경기 앞서 있었다. 이 흐름이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 결국 디트로이트는 시즌 막판 10연승으로 대추격전을 펼친 클리블랜드를 힘겹게 1경기차로 뿌리치고 지구 우승을 거머쥐었다. 결과적으로 디트로이트가 올해도 AL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캔자스시티와 클리블랜드의 와일드카드 경쟁은 계속 치열할 전망.
▶서부지구(2강 접전)
서부지구는 이미 '2강 구도'가 굳어졌다. 지난해 지구 우승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1위. 그리고 올해 강팀의 면모를 회복한 LA 에인절스가 2경기 차로 그 뒤를 쫓는다. 이 두팀 외에 나머지 3팀은 '엑스트라'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3위지만, 2위 LA 에인절스에 무려 8.5경기나 뒤졌다. 순위 반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지난해는 오클랜드가 독주했다. 7월27일을 기준으로 오클랜드는 당시 2위 텍사스 레인저스에 4경기 앞서 있었는데, 이 승차는 시즌 종료 시점에 5.5경기로 늘어나 있었다. 나머지 팀들도 거의 순위가 고정돼 있었다. 지난해 지구 2위 텍사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지도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2위 LA에인절스의 승률이 동부, 중부 지구 1위팀보다 높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구 2위팀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있다.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워싱턴 혁명)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역습이다. NL 동부지구의 오랜 수장 격이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올해 2위로 밀어내는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현재 1, 2위 승차는 1.5경기. 3위 마이애미 말린스는 2위 애틀랜타에 5.5경기 뒤져있다. 마이애미가 최근 3연승으로 반짝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2강 구도'를 깨는 건 힘들 듯하다.
하지만 워싱턴의 혁명이 '3일 천하'로 바뀔 가능성도 매우 크다. 올해 워싱턴은 애틀랜타와의 맞대결에서 3승7패로 크게 밀렸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시즌 막판 초접전 상황에서 덜미를 잡힐 위험이 크다. 그래도 '애틀랜타 일방독주'로 귀결된 지난해와는 달리 지구 순위경쟁이 한층 흥미로워진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지난해 같은 시점에는 애틀랜타가 8.5경기차로 1위를 유지했고, 시즌 종료 때는 워싱턴에 무려 10경기나 앞섰다.
▶중부지구(밀워키 반란)
올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키워드는 '밀워키의 반란'이다. 지난해 밀워키 브루어스는 리그 최하위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 에이스 맷 가자와 포수 조나단 루크로이 등의 맹활약으로 완전히 다른 강팀으로 거듭났다. 현재 밀워키는 2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3경기차로 앞선 지구 1위다. 전통의 강호 세인트루이스의 역전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밀워키의 공격적인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승차가 쉽게 좁혀지진 않을 전망.
지난해에는 세인트루이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시즌 후반기 3경기 차 이내에서 숨가뿐 지구 우승 경쟁을 펼쳤다. 결국 지구 우승은 세인트루이스가 했고, 피츠버그는 2.5경기 차로 뒤져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얻었다. 올해는 세인트루이스와 피츠버그가 '지구 우승'이 아닌 와일드카드 경쟁권을 놓고 맞붙을 듯.
▶서부지구(앙숙의 기싸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전통적인 라이벌.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LA 다저스의 2강 구도다. 두 팀이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 지구 우승과 와일드카드 결정전행을 놓고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두 팀의 승차는 불과 0.5경기 하루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뀐다.
지난해에도 서부지구는 2강의 혼전이었다. 그러나 도전자는 달랐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지난해 7월27일 시점에 0.5경기 차 2위였다. 하지만 격차가 갈수록 벌어졌다. LA다저스의 후반기 대약진이 펼쳐지며 무려 11경기 차이로 2위를 제치고 지구 우승. 2위 애리조나는 와일드카드 결정권을 얻지 못했다. 올해는 약간 다를 듯. 선두권 두 팀의 승률이 모두 높아 지구 우승팀 외에 와일드카드 진출팀도 나올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