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7월이 우울했다고 8월까지 똑같으란 법은 없다. 흐름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터닝 포인트를 위한 계기만 있으면 6월 같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시쳇말로 바닥을 치면 더 떨어질 곳은 없다.(그런데 롯데의 지금이 바닥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단 롯데의 현재 1군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들이 돌아오면 전력이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은 높다. 강민호 손아섭이 조만간 복귀할 수 있다. 신본기 문규현도 8월 중순이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 야수들이 돌아온다고 해서 롯데가 6월 보여준 것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히메네스가 지금 처럼 벤치에 계속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롯데로선 무척 곤란해진다. 강민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강민호가 받는 올해 10억원의 연봉은 누구나가 생각하는 선수 평가의 기준 잣대다. 팬들이나 구단이나 투자 대비 실적을 따질 수밖에 없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 그만큼 뽑아내야 본전 생각을 안 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조만간 복귀할 강민호는 롯데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 변수가 되어야 한다. 히메네스도 슬럼프를 딛고 일어나 주면 롯데 야구는 8월 상승 모드를 탈 수 있다.
롯데는 결국 부상과 슬럼프에서 돌아올 수 있는 선수들을 갖고 이번 시즌을 끝내야 할 상황이다. 다른 경로를 통해 외부에서 전력이 보강될 수 있는 카드는 없는 상황이다.
롯데 구단 내부에선 2군에 쓸만한 선수가 없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이번 시즌 2군에서 올라온 낯선 이름의 선수 중 눈에 띄는 경기력을 보여준 사례가 거의 없다. 신본기 정도가 문규현의 빈자리를 메웠다. 하지만 신본기는 완전 신예는 아니다. 그는 지난해 1군에서 거의 주전으로 뛴 선수다.
김시진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는 입장을 취한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뛰는 건 선수라는 것이다. 그래서 선수를 믿고 기회를 자꾸 주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해 '뛰는 야구' '지키는 야구'를 많이 했다. 올해에 비하면 벤치에서 작전 주문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올해는 거구 히메네스와 최준석 등이 영입되면서 뛰는 야구의 비율이 확 줄었다. 팀 도루가 48개로 9팀 중 가장 적다. 거포들을 영입해 올해 팀 홈런(80개)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타고투저 분위기와 다른 팀들의 홈런수를 감안할 때 결코 많은 수치는 아니다.
일부에선 롯데 선수 구성을 봤을 때 선수들에게 믿고 맡기는 야구로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한다. 또 다른 쪽에선 롯데 선수들이 전술 야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섬세한 작전 야구를 제대로 수행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따라서 롯데의 이번 시즌 남은 일정도 팬들의 애간장을 태울 가능성이 높다. 남은 45경기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을 것 같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