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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드래프트 뒷얘기, 지명받고 바로 사인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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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삼성 썬더스 감독은 2014년 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발표하기 위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데저트 오아시스고 강당 연단에 섰다. 올라오자 마자 주저없이 "리온 라이온스"라고 외쳤다.

이때 축하 박수 소리가 터졌다. 라이온스는 연단으로 올라갔지만 바로 이상민 감독에게 가지 않았다. 그전에 한쪽 별도 공간에 마련된 곳으로 삼성 구단 관계자와 함께 들어갔다.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위해서다. 사인을 하고 나온 라이온스는 이상민 감독이 건넨 삼성 유니폼 상의를 입었고 모자도 썼다. 그리고 악수를 나무면서 기념 사진 촬영 포즈를 취했다.

24일(한국시각) 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뽑힌 11명의 외국인 선수가 라이온스가 한 것 처럼 똑같은 과정을 밟았다. 호명된 후 해당팀 감독으로부터 유니폼과 모자를 건네 받기 전에 반드시 계약서에 먼저 사인을 했다.

왜 이런 과정을 만들어 놓은 걸까. 이번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현장에서 총 지휘한 이재민 KBL 사무총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지명을 받고 나서 구단과 선수가 다른 마음을 안 먹고 서로를 확실하게 해두기 위한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밀실로 향한 선수는 계약서에 사인하는 동시에 연봉의 일부를 선지급금 형식으로 받는다고 한다. 계약서에 사인하고 선급금까지 받아가게 해 다른 마음을 못 먹게 하는 것이다.

이재민 사무총장은 "만약 이 계약 과정을 안 만들어 놓으면 지명받은 선수가 언제 다른 마음을 먹을 지 모른다. 그걸 방지하고 법적으로 구속하기 위해 이런 과정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고 말했다.

현행 KBL 규정에는 지명받은 선수가 계약을 거부할 경우 향후 5년 동안 한국 프로농구에서 뛰지 못하게 돼 있다.

이번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선 시작 직전 한 명의 선수가 에이전트와 함께 이재민 사무총장을 찾아와 참가 거부의사를 밝혔다. 3일에 걸쳐 실시한 트라이아웃엔 다 참가한 후 마지막 선택의 과정에서 빠진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 선수는 아마 다른 리그와 별도의 계약을 했기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빠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외국인 선수는 총 115명이었다. 그중 한 명은 첫 날 연습 경기 도중 손가락을 다쳐 스스로 중도에 포기했다.

선수들은 하루 참가 수당으로 100달러(약 10만원)를 받았다. KBL은 선수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제공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네바다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