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1.5, 1. 이게 무슨 숫자냐고. 프로야구 4, 5, 6위 팀인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와 7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다. LG의 대반격으로 중위권 순위싸움이 요동치고 있다. 올시즌 꼴찌로 전락할 것만 같았던 LG가 전반기 중후반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기적을 연출할 태세다. 그렇다면 LG가 지난 시즌에 이어 가을야구 기적을 연출하는 시나리오는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스포츠조선은 지난 7월 18일자(4면)에 LG의 4강 진출 현실성에 대해 논한 기사를 게재했었다. 전반기 마지막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시점이었다. 당시 성적이 35승1무44패. 4위 롯데와 승차가 5.5경기였을 때다. 그 때 강조한 것이 바로 승률보다는 상대전적이었다. 단순 승률로만 따지면, 4강 진출 가능성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5할 기준으로 하면 -9승을 회복하기 어려워보이겠지만 단순히 4, 5, 6위 팀과의 승차를 줄여나가는데만 집중한다면 해보지 못할 승부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시나리오가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LG는 24일 광주 KIA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3연전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37승1무45패. 아직도 5할 승률 기준으로는 -8승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순위 경쟁을 펼치는 롯데, 두산이 모두 졌다. 맞대결팀이었던 KIA가 패수를 늘린 것은 당연한 일. 특히, 롯데가 선두 삼성에 스윕패를 당한 것이 컸다. 24일 경기를 끝으로 LG는 롯데를 3.5경기, 두산을 1.5경기, KIA를 1경기차로 추격하게 됐다. 이 승차만 놓고 보면 손에 닿을 듯한 위치들에 있다.
더욱 희망을 품게 설명을 해볼까. 당장 LG는 25일부터 잠실 홈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른다. 장맛비로 인해 3경기가 온전히 치러질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예를 들어보자. 만약 상승세의 LG가 연패에 빠진 롯데를 상대로 3경기 모두를 잡아낸다고 하면 당장 양팀의 승차가 0.5경기로 줄어든다. 위닝시리즈만 거둔다 쳐도 2.5경기다. 남은 경기수를 봤을 때 충분히 극복 가능한 수치다.
롯데 뿐 아니라 두산과 KIA도 크게 두렵지 않다. 결국, 정규시즌은 투수 싸움이다. 선발, 불펜을 고루 놓고 봤을 때 현 시점이라면 LG가 가장 강하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결국, 맞대결 성적이 매우 중요해졌다. LG는 지난 시즌 초반 5할 승률 기준 -6승에서 치고 올라와 정규시즌 2위까지 차지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올시즌은 -16승이었다. 이제 더이상 단순 설레발이라고 보기 힘들다. 가장 중요한 건, 위에 있다 힘을 잃으며 떨어지는 것보다 아래에서 위로 쭉 치고 올라가는 것이 더욱 무섭다는 사살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