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이 57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4년을 기다려온 선수들에게 '천금의 기회'지만, '안방 부담감' 역시 적지 않다.
특히 전국민적 기대가 쏠리는 '금메달 효자종목'과 '스타플레이어'들의 부담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정상은 차지하는 것보다, 지켜내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남자양궁 대표팀' 오진혁(33·현대제철), 김우진(22·청주시청), 구본찬(21·안동대)은 지난 5월19일 콜롬비아 메데린에서 열린 국제양궁연맹(WA) 2차월드컵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를 세트점수 5대4(56-52, 58-57, 54-59, 58-59,<30-28>)로 꺾었다. 4세트까지 4-4로 비겨 화살 한 발씩 세 발로 겨루는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30-28로 금메달을 따냈다. 개인전 결승전 역시 '한솥밥' 선후배의 한치 양보없는 맞대결이었다. 막내 이승윤(19·코오롱)이 대선배 오진혁을 세트 점수 6대0(29-26, 28-27, 30-29)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양궁이 사상 처음으로 나선 남미원정에서 일군 쾌거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남미의 기후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쌓았다. 첫 남미 원정의 낯선 환경, 결승전 슛오프의 대접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30대 베테랑' 오진혁과 '20대 에이스' 김우진 구본찬, '10대 신성' 이승윤의 팀워크가 완벽하다. 런던올림픽 2관왕 오진혁, 광저우아시안게임 2관왕 김우진, 2013년 터키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이승윤 등 '스펙'도 역대 최강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선전을 예감케 했다.
'돌아온 윙크보이' 이용대(26·삼성전기)와 유연성(28·국군체육부대)도 남자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6월 3주간 일본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호주 오픈 등 3연속 국제대회 우승컵을 쓸어담았다. 이용대-유연성조의 세계랭킹은 순식간에 2위까지 올라갔다. 지난달 15일 일본 오픈 결승전이 시작점이었다. 세계랭킹 1위 모하메드 아산-헨드라 세티아완(인도네이시아)조를 세트스코어 2대0(21-12, 26-24)으로 제압했다. 1주일 뒤인 22일 다시 두 조가 정상 등극을 놓고 충돌했다. 이용대-유연성조는 적지 인도네시아, 불리한 상황에 굴하지 않았다. 다시 아산-세티아완조를 2대0(21-15, 21-17)으로 꺾고 우승했다. 29일 호주 시드니서 벌어진 호주오픈 결승전에선 리성무-지아신자이(대만, 세계랭킹 6위)조를 2대0(21-14, 21-18)으로 꺾었다.
이용대는 올해 1월 도핑 회피 의혹을 받고 국제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 정지라는 청천벽력 같은 중징계를 받았었다. 하지만 국제배드민턴연맹이 4월말 이용대와 김기정(삼성전기)에게 내렸던 징계를 자진 철회했다. 이용대는 모든 자격을 회복했다. 일본 오픈 우승은 7개월만의 국제대회 정상 등극이었다. 이용대는 도핑 의혹 파문으로 약 3개월 정도 정상적인 훈련을 못했다. 징계 때문에 소속팀과는 분리된 별도의 공간에서 훈련했고, 국내외의 모든 공식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미 세계 정상을 경험한 베테랑 이용대에게 경기 감각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시련을 이겨내고, 정상을 되찾았다. 이 페이스라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전망이 밝다.
녹슬지 않는 기량, 멈추지 않는 노력으로 '챔피언의 품격'을 입증한 남자양궁대표팀, 이용대-유연성조를 코카콜라 체육대상 5-6월 MVP로 선정했다.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수상자(팀)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이 주어진다. 노주환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