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K-리그 클래식이 첫 번째 반환점을 돌았다. 17라운드가 마침표를 찍었다. 클래식은 33라운드 후 그룹A(1~6위), 그룹B(7~12위)로 나눠진다. 17라운드로 스플릿시스템이 가동되기 전 절반 지점을 통과했다. 그러나 선두권의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4월에 열린 클래식 8라운드 이후 순위표 맨 윗자리는 포항이 지키고 있다. 17라운드에서도 여전했다. 하지만 불안한 선두다. 2~5위와의 격차가 더 좁혀졌다. 포항은 23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17라운드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항상 인천만 만나면 어렵게 경기를 푸는 포항의 징크스는 이날도 계속됐다. 경기 주도권을 빼앗겼다. 볼점유율에서 4대6으로 밀렸다. 초박빙 선두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승점 1을 따낸 것이 다행이었다.
포항이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도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북 덕분이다. 전북이 선두 등극 기회를 또 놓쳤다. 울산과 득점 없이 비기면서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전북은 승점 32로 포항(승점 34)에 승점 2 뒤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14라운드에 이어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전북은 14라운드에서 포항이 서울과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두 등극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제주와 1대1로 승부를 내지 못해 포항을 끌어 내리지 못했다.
1,2위 포항과 전북이 '닮은 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주와 수원이 선두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제주는 '돌풍의 팀' 전남을 안방에서 2대0으로 제압하며 전남(승점 30·골득실차 3)을 골득실차로 밀어내고 3위(승점 30·골득실차 4)로 올라섰다. 수원도 원정에서 부산을 2대0으로 꺾고 승점 29로 5위를 지켰다. 소득이 컸다.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혔다.
1위 포항부터 5위 수원까지의 승점차는 단 5점이다. 살얼음판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가 달라지고, 5위 수원이 한 경기만에 2위까지 수직 상승할 수 있는 대혼전 선두권이다.
그룹A의 마지노선인 6위 싸움도 더욱 치열해졌다. 6위인 울산이 전북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24에 그쳤다. 반면 서울(승점 21)은 상주를 꺾고 승점 20고지를 넘어섰다. 승점 3에 6위의 자리도 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중·하위권도 초박빙이다. 성남이 경남을 1대0으로 제압하고 8위(승점 17·골득실차 -3)로 한계단 올라섰다. 같은 승점의 상주가 8위에서 9위(골득실차 -8)로 내려 앉았다. 강등을 걱정해야 할 10~12위인 부산(승점 14), 경남(승점 13) 인천(승점 11)의 승점차도 단 3점에 불과하다. 1차 반환점을 돈 클래식의 순위 경쟁은 한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