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놈이 오래 가는 게 아니라 오래 가는 놈이 강한 거다"는 영화 '짝패'에서 이범수가 한 유명한 대사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에겐 '멋지게 하는 것이 잘하는게 아니라 야구 잘하는 게 멋진 거다'라고 응용할 수 있을 듯.
손아섭은 "난 야구를 멋지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면서 "뛰는 것도 그렇고 타격할 때도 폼이 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손아섭의 플레이는 매우 열심히 치고 달리고 던진다. 22일 현재 타율 3할6푼6리에 10홈런, 50타점으로 타격 실력은 확실히 리그 톱클래스가 됐다. 도루도 6개 성공해 발이 느리지도 않다. 빼어난 송구능력은 주자들의 발을 묶어 놓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의 행동이 뭔가 조금은 어설프고 어색해 보이는 것이 사실. 그러나 진심으로 열심히하는 그 열정적인 모습이 야구팬들을 사로 잡는다.
그의 방망이 역시 마찬가지다. 손아섭의 방망이는 다른 방망이와는 확실히 다르다. 주황색 방망이의 손잡이 부분에 흰색의 테이프가 두껍게 감겨 있다. 원래 방망이를 짧게 쥐고 치는 손아섭은 치면서 장타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두꺼운 테이핑이 그 고민을 해결해줬다. 휘두를 때 손이 미끄러지지 않고 힘을 전달하는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
손아섭은 올시즌 홈런 10개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자신의 홈런수인 11개엔 1개차로 따라붙었다. 자신의 최다 홈런 기록인 15개(2011년)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다.
주위에서 테이핑을 한 것이 좀 '없어 보인다'며 방망이 자체를 그렇게 만들라는 조언을 많이 듣고 있다고. 하지만 손아섭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의 느낌이 좋아서 굳이 방망이 자체를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다. 새 방망이를 가져오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테이핑"이라는 손아섭은 "남들은 없어보인다고 하지만 멋으로 야구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잘 치면 멋있어 보이는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