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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한국형 용병으로 롱런 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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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는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신생팀 혜택 규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내년 시즌부터는 다른 8개팀과 마찬가지로 3명으로 엔트리를 줄여야 한다. 즉 투수 2명, 야수 1명으로 구성해야 한다. 현재 NC에는 찰리, 에릭, 웨버 등 3명의 투수가 있다. 내년에 새로운 인물을 뽑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이 가운데 1명은 재계약을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9개팀 가운데 가장 든든한 외국인 투수들을 보유한 NC로서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누구와 재계약을 해야하는지가 아니라, 누구를 포기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해야 할 지 모른다.

하지만 재계약이 확실시돼 보이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찰리다. 찰리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며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29경기에서 11승7패를 거뒀으니 2년째 재계약은 당연한 결과였다. 올시즌에도 지난해 못지 않은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찰리는 23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8승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2.83으로 낮추며 이 부문 선두인 넥센 히어로즈 밴헤켄(2.81)을 바짝 추격했다. 시즌 13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2회말 한화 피에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으며 한 점을 내준게 유일한 흠이었다. 완벽한 제구력과 뛰어난 경기운영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3개의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넘긴 것이 인상적이었다. 찰리는 못던지는 구종이 없다. 볼배합이 다양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날도 106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직구 47개, 커브 27개, 체인지업 12개, 슬라이더 9개, 커터 8개, 싱커 3개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까지 찰리는 전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8개의 병살타를 유도했다.

찰리는 지난달 24일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노히트노런을 연출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00년 한화 송진우 이후 끊긴 대기록을 14년만에 부활시켰다. 9이닝 동안 볼넷 3개를 허용했을 뿐 110개의 공을 던지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틀어막았다. 선발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이닝 소화 능력 또한 탁월하다. 선발 경기당 투구이닝이 지난해에는 평균 6.52이닝, 올시즌에는 6.37이닝을 기록중이다. 웬만하면 6~7이닝을 책임진다는 이야기다. 올시즌에도 5회를 채우지 못한 경기는 두 차례 밖에 없다.

찰리의 또다른 매력은 팀을 위할 줄 안다는 것. 이날 경기 후에도 "오늘 팀이 이겨 기분 좋다. 수비에서 야수들의 병살 플레이 덕분에 쉽게 갈 수 있었다. 포수 이태원의 리드와 컨트롤이 좋았고, 타선이 내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팀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날에도 "나만의 성과가 아닌 팀의 성과이고 모두 기뻐해야 하는 일이다. 단순히 공을 던져서 나오는 기록이 아닌 수비수들이 잘해줘야 나올 수 있는 기록이다"고 했던 찰리다.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활약한 선수는 브랜든 나이트와 다니엘 리오스로 각각 6년을 뛰었다. 찰리가 '한국형 용병'으로 롱런할 수 있을지, 남은 시즌 활약도 지켜볼 일이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