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청룡기] 현장찾은 양상문 감독 "대형타자가 나올 듯 하다"

by

"대형 타자들이 나올 것 같네요."

한국 야구의 미래를 이끌 대들보들의 큰잔치. 목동야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69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은 차세대 프로야구를 이끌 예비 스타들의 경연장이다. '우승'을 노리는 다크호스들은 1회전부터 이름값을 했다. 신일고와 북일고가 1회전에서 쾌승을 거뒀다.

현장에는 프로팀 스카우트들이 총출동해 '옥석 고르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데 20일 목동구장에는 뜻밖의 인물이 출현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아 휴식을 취하고 있던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이날 오전부터 마산용마고-신일고, 북일고-마산고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다른 팀 감독들은 짧은 휴식기를 맞이해 후반기 전략 구상에 몰두하는 시기. 양 감독은 왜 목동구장에서 고교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했을까. 이유는 명확하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준비. 현장 스카우트들과 한 자리에서 미래에 LG의 대들보가 될 수 있는 유망주들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양 감독은 "이제 곧 신인 2차 드래프트도 있고 해서 고교 선수들의 야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왔다. 또 현장에서 고생하는 우리팀 스카우트들도 격려하려고 왔다"고 밝혔다.

어린 선수들이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지켜본 양 감독은 "감회가 새롭다. 예전에 청룡기에 출전했던 추억이 생각난다"고 했다. 양 감독은 부산고 3학년 시절이던 1978년 대회(제 33회) 때 5경기에서 5승을 올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우수투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추억에 잠긴 아련한 눈빛도 잠시 뿐. 명문 LG를 이끄는 사령탑의 예리한 눈빛을 되찾았다. 2경기를 관전한 양 감독의 평가는 어땠을까. 그는 "타자들의 경우 신체조건이 매우 좋다. 스윙 스피드와 파워가 크게 향상된 모습이다. 기본기도 잘 다져진 듯 하다"면서 "그간 고졸 대형타자가 잘 안나왔는데, 대형타자의 탄생을 기대해볼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이런 평가는 용마고-신일고전, 북일고-마산고전을 관전한 결과다. 이날 경기에서는 '다크호스'로 손꼽히는 신일고와 북일고가 나란히 쾌승을 거뒀다. 신일고는 1회전에서 남부권 2위팀 용마고를 맞이해 8대1, 7회 콜드게임승리를 거뒀다. 신일고 6번 좌익수 김동익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승리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특히 2개의 안타가 모두 2루타, 3루타로 장타였다. 7번 지명타자 서경덕도 4타수 2안타 2타점, 3번 김태우는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도 '중부권 최강자' 북일고가 마산고에 6대0으로 영봉승을 거뒀다. 선발 김범수(7이닝 6안타 무실점)와 임석현(2이닝 퍼펙트)의 효과적인 계투도 돋보였지만, 8안타로 6점을 뽑은 타선의 집중력도 뛰어났다. 북일고 3번 이도윤이 3타수 1안타 1타점, 4번 송우현이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때문에 양 감독도 타자들에게 호평을 내린 것.

반면 투수들의 기량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웠다는 반응이다. "많은 경기를 본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투수보다는 타자들이 눈에 띈다"고 했다. 고교야구에서도 '타고투저'가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양 감독은 "아직은 어떤 선수가 눈에 확 들어온다고 하기에는 무리다. 나보다 스카우트들이 더 꼼꼼히 선수들을 파악할 것이다. 그걸 토대로 2차 드래프트에 반영하겠다"며 스카우트팀에 대한 신뢰감을 내보였다. 프로팀 감독의 이같은 깜짝 방문은 분명 어린 선수들에게는 한층 더 강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목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청룡기 전적(20일)

신일고 8<7회 콜드게임>1 마산 용마고

천안북일고 6-0 마산고

야탑고 10-8 진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