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를 떠나는 K-리그 '레전드' 최은성(43·전북)의 은퇴에 최강희 전북 감독과 박항서 상주 감독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은성이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상주와의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에서 18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한다. 최은성은 전북의 뒷문을 마지막으로 지키기 위해 선발 출전했다. 등번호는 532번을 달았다. 18년 프로 생활 동안 그가 출전한 경기수다.
최은성의 은퇴경기에 앞서 만난 양팀 사령탑도 최은성의 은퇴에 감회가 새로운 듯 했다. 최 감독은 "아쉽고 섭섭하고, 미안하고 고맙다"며 다양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최은성은 경기장에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큰 형님 역할을 잘해줬다"면서 "최은성은 올해까지 뛰고 싶어했다. 그래도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다는 부담감이 많았던 것 같다. 후배들을 위해 결정을 내려줘서 미안하고 고맙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최은성의 '롱런' 비결을 철저한 자기관리라고 꼽았다. 그는 "축구 선수로 환갑이 지나도 선수로 뛸 수 있는건 생활과 훈련에서 모범이 되는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웨이트하는 걸 보면 헬스 트레이너 같다. 40세가 넘어서도 순발력과 탄력을 유지할 수 있는건 철저한 개인 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참 성실하고 인성이 모범이 되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최은성과 '사제의 연'을 맺은 박항서 감독도 은퇴경기를 갖는 제자를 위해 꽃다발을 준비했다. 경기전에 꽃다발을 전달한 박 감독은 2002년 얘기를 먼저 꺼냈다. "당시에 세 번째 골키퍼 자리를 두고 최은성이 경합했는데 히딩크 감독님이 최은성의 성격과 성실성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최은성에게 축하 보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그는 "은퇴하는데 축하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지도자로 들어서면 이제 고생문이 열린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워낙 성실한 선수였으니, 지도자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자에게 덕담을 건넸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