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 이제 본격적인 순위싸움이 시작된다. 4강행 티켓은 어느 팀의 손에 들어갈까.
전반기 순위를 살펴보자. 디펜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예상을 뛰어넘는 독주를 펼쳤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4연패에 빠지면서 2위권 팀들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는 각각 3.5게임차, 4게임차로 뒤를 쫓고 있다. 3위 NC와 4위 롯데 자이언츠의 승차는 6경기차로 다소 벌어져있다.
▶굳어진 3강, 어느 팀이 4위를 할까?
어쨌든 '3강'은 형성됐다. 3,4위 간의 승차를 감안하면, 현재로선 삼성 넥센 NC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들 세 팀은 현재 벌어둔 승수를 유지하면서 때를 기다려 상위권의 자리 다툼을 펼치면 된다.
문제는 포스트시즌 막차를 탈 수 있는 4위다. 후반기는 4위 싸움이 관전포인트라 봐도 무방하다. 일단 현재 4위 롯데와 5위 두산 베어스는 3경기차. 충분히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여기에 6위 KIA 타이거즈도 두산과 반경기차 밖에 나지 않는다. 현실적인 4강 경쟁권이다. 빼놓을 수 없는 팀도 있다. 7위 LG 트윈스다.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LG는 어느새 KIA에 2경기차로 따라 붙은 상태다.
하위권이라고 볼 수 있는 7위까지 4강에 도전할 만큼, 4위 싸움에는 절대강자가 없다. 실제로 3강이 공고해진 이유로 4위 밑의 팀들 중 어느 팀도 올라올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일단은 위를 바라보기 보다는 4위 자리를 따내야만 한다.
▶롯데-두산-KIA-LG, 모두 약점은 있다
4강을 노리는 팀들에겐 무엇이 부족할까. 가장 앞서 있는 롯데는 시즌을 치르면서 팀이 정비되는 모양새다. 곳곳의 물음표를 지워가면서 전력을 다져가고 있다. 현재로선 4강권에 있는 팀 중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갖고 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일단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유먼이 부진하다. 9승(4패)이나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5.17까지 치솟았다. 이닝소화력도 떨어져 전반기 고작 87이닝 소화에 그쳤다. 그래도 전체적인 투수력은 괜찮은 편이다. 홍성민이 5선발로 가능성을 보이고, 새로운 마무리 김승회를 필두로 해 불펜의 보직은 어느 정도 정립된 상태다.
분위기를 타고 있는 타선의 경우. 조금만 더 터져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기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히메네스, 그리고 최준석-박종윤과의 포지션 교통정리 문제가 있다. FA '대박'을 친 강민호의 부활도 필요하다.
두산에겐 선발투수만한 고민이 없다. 5월 한 때 2위를 달리기도 했지만, 6월 부진으로 5위까지 추락했다. 타격감이 하락세로 접어들자, 물오른 타선에 가려져있던 마운드 문제가 한꺼번에 터졌다. 선발진은 붕괴됐고, 이로 인해 불펜 필승조들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결국 후반기 합류하는 대체 외국인투수와 새로 발굴할 5선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하루 빨리 선발진을 재정비해야만 한다. 팀 타율 1위(2할9푼9리)의 타선은 안정감이 있지만, 3명의 선발투수밖에 남지 않은 현재 상태가 이어진다면 4강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KIA는 전반기 막판 무서운 상승세로 4강권에 들어왔다. 일단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리던 선발진이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임준섭과 김병현이 4,5선발로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줬다. 여기에 타격감도 오르막이다.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준 강한울 박준태 등 신인들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투구에 맞아 왼쪽 손등 미세골절 판정을 받았던 외국인타자 필도 후반기 복귀를 준비중이다.
다만 기대 이하의 외국인투수들에 대한 부분이 고민이다. 또한 불펜 필승조가 여전히 부족하다. 불펜 강화를 위한 잉여 선발자원의 보직 변경도 고민해 봐야 한다. KIA 역시 투수력이 관건이다.
7위 LG의 경우, 양상문 감독 체제 이후 25승21패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7월 들어 11경기서 8승, 무서운 상승세다. 최하위에서 치고 올라오는 과정은 지난해 5할 승률 -6에서 정규시즌 2위의 기적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4강 경쟁권에서 가장 뒤쳐져 있는 게 약점이다. 이젠 분위기가 중요하다. 흐름이 왔을 때 연승을 타고, 경쟁팀들은 반드시 잡아줘야만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