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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12개 넓이 한전 부지 주인, 현대차? 삼성? 외국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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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일명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각방식이 결정되면서 누구의 품에 안길까 재계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한전은 1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7만9342㎡의 매각 방안이 최고가 일반 경쟁 방식이 선정됐다.

즉, 부지의 미래가치를 토지 가격에 반영하고 일반 경쟁입찰을 통해 매수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한전은 특혜 시비를 차단하고 입찰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 입찰에서 개인과 법인, 공동입찰 등의 자격 제한을 두지 않았다.

구체적인 입찰 참가 자격과 감정평가 결과 등은 입찰 공고와 함께 명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전은 매각 시한을 당초보다 앞당겼다. 한전은 오는 11월까지 본사를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인데, 관계 법령상 '지방 이전 완료일로부터 1년 이내'가 매각 시한이다. 결국 법이 정한 매각 시한은 내년 11월까지지만 한전은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전 부지 인수를 두고 3파전 양상을 띄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 인수전 참여를 이날 공식 선언했다.

현대차는 한전 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해 그룹사를 통합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가지면서 문화와 생활, 자동차 테마파크, 한류체험공간 및 공연장,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소재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30개사로, 소속 임직원만 1만8000명에 달하지만, 양재 사옥 입주사는 5개사에 불과하고 근무 인원도 5000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대차에 비해 다소 차분한 분위기지만 역시 한전 부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은 한전 부지와 인접한 한국감정원 부지를 2011년 2328억원에 사들였다.

이에 앞서 2009년에는 삼성물산이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 부지 일대를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호텔·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연면적 94만4757㎡ 크기의 초대형 복합단지 규모였다.

하지만 삼성은 이미 서울 서초동에 세 개 빌딩으로 이뤄진 신사옥을 마련해 둥지를 틀어 무리해서 한전 부지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국 자본들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녹지그룹, 미국의 세계적인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가 후보군으로 떠올라있지만 이들은 한전 부지 인수에 대한 계획을 아직 공식적으로 드러내진 않았다.

한편, 한전 부지는 축구장 12개를 합친 7만9342㎡ 면적으로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인접해 있다. 추정 시세가 3조∼4조원으로 공시지가인 1조4837억원의 2배를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