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주장직은 웨인 루니(29)와 로빈 판 페르시(31) 중 누구에게로 돌아가게 될까.
영국 언론 미러의 일요판 선데이 피플은 16일(한국시각) "루니는 맨유 주장직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라며 "루니는 만약 자신이 루이스 판 할(62) 감독으로부터 주장으로 임명되지 않을 경우 큰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맨유 이적 이래 10년째인 루니는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다. 그는 지난 시즌 중반 이후 주장 네마냐 비디치와 부주장 파트리스 에브라, 리오 퍼디난드(이상 33), 라이언 긱스(40) 등 '터줏대감'들이 잇따라 맨유를 떠나거나 선수 은퇴를 선택하면서 차기 주장이 유력한 듯 보였다. 노골적으로 "맨유 주장직을 원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구단 외적으로도 루니의 우세를 점치는 예상이 많고, 서포터즈 역시 맨유에 오래 몸담아온 루니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판 할 감독이 부임하면서 로빈 판 페르시가 급부상했다. 판 페르시는 판 할의 페르소나와 같은 존재로, 브라질월드컵에 참여한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기도 했다.
루니는 판 페르시와 포지션도 겹친다. 경기력 면에서는 판 페르시가 다소 우위에 있다는 평가. 루니는 판 페르시와 함께 뛸 때 그 뒤를 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 심지어는 윙어로 뛰기도 했다. 루니는 시즌 중반 이후 판 페르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시 최전방 공격수로 복귀했다. 하지만 판 페르시가 월드컵에서도 여전한 클래스를 보여준 만큼, '풀 페르시'가 현실화될 경우 루니는 판 페르시-후안 마타(26)의 기용 여부에 따라 2선 공격수와 최전방 공격수를 오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불안정성은 루니의 위치를 종전보다 흔들리게 했다.
데일리메일도 루니와 판 페르시 중 주장이 되는 쪽에게 차후 몇년간 맨유의 헤게모니가 넘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밑에서는 판 페르시가 '왕'이었고,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이 루니를 더 대우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모예스 감독 시절 판 페르시는 여러 차례 불만을 표시한 반면, 루니는 맨유와의 5년 재계약에 사인했다.
판 할은 합리적인 성격으로 평가된다. 맨유에 대개혁을 예고한 판 할로서는 자신이 확실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판 페르시를 선택할 수도 있고, 맨유에 대한 충성심이 더 큰 루니를 주장으로 선임할 수도 있다.
부임 첫 해 목표로 프리미어리그 톱4 복귀를 겨냥하고 있는 판 할 감독이 '올드 트래포드의 자존심' 루니와 '심복' 판 페르시 중 누구를 선택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