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나이더가 4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했습니다. 1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삼성전에서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쳐 한국 무대 데뷔전이었던 7월 8일 잠실 두산전을 시작으로 매 경기 출루를 이어갔습니다.
스나이더는 세 번의 타석에서 삼성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고전했습니다. 2회말 바깥쪽 패스트볼을 지켜보다 삼진으로 돌아섰습니다. 3회말과 5회말에는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습니다. 스나이더의 장타력을 의식해 삼성 배터리가 집요하게 바깥쪽으로 승부하자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스나이더의 첫 안타는 8회말 투수가 박근홍으로 교체된 뒤에야 나왔습니다. 1-2에서 4구 높은 공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LG는 스나이더의 안타를 시작으로 이진영과 최경철의 2루타를 묶어 3점을 추가해 7:1로 벌리며 승부를 갈랐습니다. 스나이더는 매 경기 출루와 함께 3경기 연속 안타도 기록했습니다.
LG가 스나이더에 기대하는 것은 '페타지니 효과'입니다. 좌타자 페타지니는 2008 시즌 도중 투수 브라운의 대체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시즌 중 영입된 외국인 타자가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좌타자가 많은 LG에 필요한 것은 우타 거포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스나이더의 영입은 페타지니 영입과 유사한 측면이 상당합니다. 조쉬 벨의 퇴출로 인해 스나이더도 시즌 도중 한국 무대에 데뷔해 LG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LG에 희귀한 우타 거포가 아니라 좌타자라는 점도 페타지니와 동일합니다.
페타지니 영입 당시 LG의 중심 타선은 4번 타자 최동수, 5번 타자 이종열로 타 팀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졌습니다. 스나이더를 영입하기 전 LG의 중심 타선은 4번 타자 이진영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지만 타고투저의 경향 속에서 타 팀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2008년 5월 한국 무대에 데뷔한 페타지니는 68경기에 출전해 0.347의 타율 7홈런 35타점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재계약에 성공한 그는 이듬해 0.332의 타율 26홈런 100타점으로 기염을 토해 LG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남았습니다.
물론 페타지니와 스나이더는 차이점도 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두 번이나 홈런왕을 차지하고 명문구단 요미우리의 4번 타자를 맡았던 페타지니와 아시아 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스나이더는 다릅니다. 하지만 무릎이 좋지 않아 1루수도 소화하기 쉽지 않았던 페타지니와 달리 중견수로 나설 수 있는 스나이더가 수비에서는 활용도가 더 큽니다. 주루 능력을 기대할 수 없었던 페타지니에 비해 스나이더는 평균적인 주루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페타지니는 기대감을 품게 하던 4번 타자였습니다. 선구안이 좋은데다 주자가 모이면 어김없이 한 방을 터뜨렸습니다. LG가 스나이더에 원하는 것이 바로 페타지니의 재림입니다. 4번 타자 스나이더가 후반기 기적을 노리는 LG를 견인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