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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보경, EPL 이적 대신 카디프 잔류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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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25·카디프시티)은 '밑바닥 도전'을 택했다.

김보경이 카디프시티에서 2014~2015시즌을 시작한다. 김보경의 에이전트인 이영중 이반스포츠 대표이사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하위권 성적을 기록했던 일부 팀으로부터 제의를 받았으나, 카디프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보경은 지난 2012년 세레소 오사카에서 카디프로 이적할 당시 3년 계약을 맺었다. 내년 6월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대부분의 팀들이 계약만료 1년 전 재계약 테이블을 차려놓는다. 하지만 카디프는 현재까지 김보경에게 구체적인 재계약 제안을 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팀 개편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카디프가 김보경과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꼬리를 물었다. 한 시즌에 최대 50경기 이상을 소화해야 하는 챔피언십의 가혹한 환경으로 돌아간 김보경이 새로운 도전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이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지금은 카디프에서 실력을 보여주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게 우선이다. 때문에 카디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거취는 천천히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보경을 향한 카디프의 애정도 식지 않았다. 카디프 구단에서는 김보경에게 올 시즌에도 팀에 남아달라는 뜻을 일찌감치 드러냈다. 굳이 재계약 논의라는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지 않더라도 김보경과 끈끈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카디프 감독도 마찬가지다. 솔샤르 감독은 올 초 말키 맥케이 감독의 후임으로 카디프 지휘봉을 잡은 뒤 김보경 기용에 소극적이었다. 기량과 의사소통 모두 의문부호를 달았다. 하지만 시즌 막판엔 김보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폭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앙과 측면, 공수 모두 커버 가능한 김보경 카드를 썩혀둘 수 없었다. 자신이 현역시절 맨유서 봤던 박지성의 모습처럼 헌신적인 김보경의 플레이에 마음을 연 것이다. 이 대표이사는 "솔샤르 감독이 김보경과 독대를 한 뒤 그간의 의문을 접었다.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김보경도 의욕으로 화답했다. 카디프에서 부여받은 3주간의 휴가 종료 이전에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카디프 구단 측에선 전지훈련 시작 이후 김보경에게 합류할 것을 지시했지만, 김보경은 동료들과 함께 출발하는 쪽을 택했다. 김보경은 "마음 같아서는 좀 더 쉬고 싶지만, 해야할 일이 있지 않느냐"며 "지난 시즌 공격포인트가 적었던 게 아쉽다. 올 시즌에는 욕심을 내겠다. 꾸준히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은 바람"이라고 다짐했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