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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시작된 월드컵 전쟁, 한국 축구가 걸어가야 할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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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지난달 13일(이하 한국시각) 막을 올린 지구촌 대제전은 한 달간 쉼없이 달려왔다. '전차군단' 독일이 14일 피날레를 장식했다. 아르헨티나를 넘고 월드컵 통산 4번째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슬픈 월드컵이었다. 시계는 16년 전인 1998년 프랑스월드컵(1무2패)으로 돌아갔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일군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의 환희는 존재하지 않았다. 1승도 챙기지 못하고, 1무2패로 짐을 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팀을 지휘한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과 선수단장을 지낸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10일 동반 사퇴했다. 한국 축구의 아픈 민낯이었다.

월드컵은 계속된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새로운 4년이 시작됐다. 2018년 월드컵은 러시아에서 열린다. 그러나 안개가 자욱하다. 아시아 축구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반면 세계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4년, 한국 축구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해법은 멀리있지 않다. 결국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독일도 뼈아픈 실패에서 출발했다. 14년 전, 유로 2000이었다. 독일은 포르투갈, 루마니아, 잉글랜드와 한 조에 속했다. 1무2패, 예선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 들었다. 경기 내용도 형편없었다.

가장 먼저 개혁의 칼을 꺼내든 곳이 자국 리그인 분데스리가였다. 축구 재건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소속 구단은 의무적으로 유소년 아카데미에 투자토록 했다. 각 구단마다 매년 6~7%씩 투자액을 늘렸다. 필립 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토마스 뮐러, 마리오 괴체 등은 십수년간의 재건 프로젝트를 통해 빚어진 작품이다. 독일 축구의 미래는 더 밝다.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한국 축구도 결국 K-리그에 길이 있다. 축구의 질을 높이는 것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각 구단의 유소년 육성에도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뀌야할 것이 너무 많다. 우선 K-리그 각 구단이 환골탈태해야 한다.

한국 축구의 기형적인 구조도 변해야 한다. 프로축구는 가난한데, 대한축구협회만 부자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빈익빅, 부익부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육성 방안을 개혁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소프트웨어는 그대로인데 하드웨어만 고치는 꼴이다. 헛물만 켜고 있다. 축구협회는 프로축구연맹과 손을 잡고 K-리그를 육성하는 데도 투자해야 한다. 연간 예산 1000억원 시대를 축구협회만 누려서는 안된다. 프로연맹은 물론 K-리그 각 구단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누누이 강조했지만 '4년 주기 월드컵 팬'으로도 희망은 없다. K-리그는 딴나라 축구가 아니다. 한국 축구다. 월드컵의 환희를 바란다면 K-리그에 눈길을 줘야 한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경우 2013~2014시즌 평균 관중이 4만3502명이다. 12일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가 또 다른 탈출구였다. 4만6549명의 '애국 팬'들이 매경기 이어져야 한다.

쉽지 않은 길이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넓게 멀리봐야 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거추장스러운 말보다 실용적이고도 내실은 튼튼히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K-리그에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