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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숨은 정성룡, '탈탈' 털린 김승규, '이름' 알린 노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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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출전 선수명단에 정성룡(수원)의 이름은 없었다. 9일 수원과 울산의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이날도 정성룡은 꽁꽁 숨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다녀온 뒤 2경기 연속 결장이다.

정성룡 결장에는 3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정성룡의 상태다. 지난달 30일 귀국한 정성룡은 3일간 특별 휴가를 받았다.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마음도 지쳤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골키퍼를 전담하고 있는 신범철 코치가 정성룡의 상태가 아직 다 올라오지 않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노동건이다. 정성룡 대신 수원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노동건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동건은 경남전에서 선방을 거듭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지막은 울산의 골키퍼 김승규와의 맞대결에 대한 부담이다. 김승규는 정성룡과 함께 브라질에 다녀왔다.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정성룡 대신 골문을 지켰다. 1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좋은 평가를 들었다. 월드컵 직후 비난 여론이 아직까지 있는 상황이다. 정성룡으로서는 김승규와의 맞대결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서 감독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내가 수원 감독이라면 정성룡을 뛰게 하겠다"며 도발했다. 하지만 서 감독은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다. 축구에는 정답이 없다"고 일축했다. 서 감독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슈퍼매치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지켜보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정성룡이 꽁꽁 숨은 상황에서 양 팀의 골키퍼는 희비가 엇갈렸다. 김승규는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전반 21분 로저에게 헤딩골을 허용했다. 4분 후에는 산토스의 강력한 중거리슛에 골문을 열어주었다. 1-2로 뒤진 후반 19분에는 김은선의 헤딩슛을 막았지만 결국 뒤로 흘리면서 골을 내주었다. 실수였다.

반면 수원의 골문을 지킨 노동건은 비교적 선방했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울산 공격수와 일대일로 맞서는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선방해냈다. 후반 들어 2골을 내주었다. 하지만 23분 고창현에게 내준 골을 페널티킥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노동건의 이름이 가장 빛난 경기였다.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는 노동건을 비롯해 23세 이하 선수들이 나선다. 하지만 이광종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와일드카드 3장을 쓸 수 있다. 와일드카드로 김승규의 승선이 유력하다. 노동건으로서는 김승규와의 맞대결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며 수원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동시에 아시안게임대표팀 주전 수문장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도 높였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