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
박경훈 제주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제주는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9분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집중력부족으로 동점을 허용하며 1대1로 비겼다.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은 "경기는 원정이지만 강팀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비 후역습으로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 휴식기에 돌입하기 전 두 경기(울산, 경남)를 비겼다. 최근 4경기를 모두 비겼다. 승점 4점 밖에 따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전북이 물론 강팀이었지만 이날은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 전반에 송진형이 선제골을 잘 넣고 계속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카운터어택을 했는데 후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어렵게 갈 수밖에 없었다. 후반에 완벽에 가까운 찬스에서 득점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은 이미 최강희 전북 감독에게 수를 읽혔다. 그러나 오랜시간 준비해온 전략답게 수비는 물샐 틈 없었고, 역습은 빨랐다. 박 감독은 "공을 빼앗은 이후 쉽게 빼앗기면서 오히려 카운터어택을 당했다. 2연전을 통한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감독이 원하는 빠르고 마지막까지 피니시를 해주는 경기는 못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제주는 항상 여름에 고생했다.무더위가 펼쳐지는 7~8월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원정경기로 상위권을 유지하다가 중위권으로 내려앉는 경우가 잦았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어쩔 수 없었다. 핑계 아닌 핑계지만, 홈 경기를 한 번하고 비행기를 타고 원정을 떠나면 피로도가 훨씬 크다. 그래서 피질컬코치를 영입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