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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빠져도 공백이 전혀 없다" 장원삼의 코멘트, 이게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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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빠졌는데도 팀에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좀 그랬다."

이게 25일 만에 돌아와서 승리 투수가 된 장원삼(삼성 라이온즈)이 한 말이다. 이 코멘트는 삼성 라이온즈의 현재 전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한마디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장원삼(31)은 '롯데 킬러'다. 반대로 롯데 타자들은 장원삼이 마운드에 오르면 유독 작아진다. 장원삼은 9일 대구 롯데전 전까지 롯데 상대로 6연승을 달렸다. 지난 2012년 9월 22일 대구 롯데전 이후 삼성을 상대로 연승행진.

장원삼은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은 아니다. 정교한 제구와 타자와의 수싸움으로 타이밍을 빼앗으며 경기를 풀어간다. 그런데 롯데 타선은 장원삼의 투구 패턴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다.

장원삼은 9일 대구구장에서 다시 롯데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요리했다. 초반은 흔들렸다. 1회 손아섭의 2루타에 이어 황재균에게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후에는 이렇다할 위기가 없었다. 2회 신본기에게 2루타를 맞은 후 5회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3회부터 5회까지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6회 선두 타자 전준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손아섭을 병살타, 최준석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7회 2사 후 마운드를 구원 심창민에게 넘겼다. 6⅔이닝 4안타 1볼넷 6탈삼진으로 1실점했다. 시즌 9승째를 올렸다. 롯데전 7연승에 성공했다.

장원삼은 "오랜만의 등판이었지만 초조함은 없었다. 쌓아 놓은 승수가 있어서 조급하지 않았다. 오늘 직구 구속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체인지업이 잘 통했다. 평균자책점을 꾸준히 내려서 2점대를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지난달 15일 허리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14일 두산전 도중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는 25일 만에 1군 등판했다.

건강하게 돌아온 장원삼은 예전과 그대로 였다. 경기 초반 구속은 기대 만큼 나오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138㎞이었다.

하지만 장원삼은 롯데 타자들에 절대 우위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반대로 롯데 타자들은 장원삼의 공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요즘 롯데 타선은 내리막을 타고 있다. 8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삼성 선발 마틴에게 끌려가면서 산발 5안타 무득점으로 부진했다. 롯데 타자들은 마틴의 변화구에 완전히 타이밍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롯데 타자들이 파워가 아닌 제구력 위주의 투수들에게 약한 면이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변화구의 제구력이 좋은 투수에게 유독 약했다. 그런 투수 중의 한명이 장원삼이다.

장원삼은 포수 이지영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1회를 뺀 나머지 이닝에서 장원삼은 이지영이 갖다대는 위치에 거의 공을 그대로 던져 주었다. 뿌리는 공이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구석을 타고 흘렀다. 또 스트라이크 존의 상하까지 폭넓게 이용했다. 결정구의 위치와 구질도 타자별로 다양하게 가져갔다. 김민하 같은 1군 경험이 적은 타자에게 첫 타석에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두번째 타석에선 직구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홈플레이트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최준석에게 바깥쪽 변화구로 두 차례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롯데 타자들은 장원삼과 대결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 참고로 롯데는 NC 선발 찰리에게도 유독 약한 면을 보여왔다. 삼성의 경우는 두산 선발 니퍼트만 만나면 힘을 못 쓴다.

삼성은 1회 나바로의 선두 타자 솔로 홈런으로 동점(1-1)을 만들었다. 2회 박한이가 결승 타점을 올렸고, 6회에 김상수와 나바로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이지영은 8회 1타점을 보탰다. 롯데는 9회 박종윤의 투런포로 추격했지만 너무 늦었다. 삼성이 5대4로 승리했다. 최근 4연승 및 롯데전 6연승. 롯데는 3연패에 빠졌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