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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길어지는 박병호,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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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의 4번 타자 박병호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파워히터라는 점에 물음표를 다는 이들은 없다. 최근 2년 연속 홈런과 타점왕 타이틀을 차지한 박병호는 3년 연속 30홈런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세 시즌 연속 선발 4번 타자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박병호는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히어로즈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는 타자이다.

그런데 50홈런을 넘어 60홈런 페이스로 질주하던 박병호(28)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6월 중순 이후 홈런 페이스, 타격감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박병호는 7일 현재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7리, 29홈런, 5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3할대 초반을 유지하던 타율이 2할대로 내려앉았다. 득점권 타율은 2할3푼에 머물고 있다.

최근 모든 지표가 '박병호 부진'을 외치는 것 같다. 6월 2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29번째 홈런을 터트린 후 8경기째 홈런이 없다. 앞서 6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6월 25일 삼성전까지 9경기에서 홈런을 때리지 못 했다. 6월 6일 두산전부터 6월 10일 삼성전까지 4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쏟아낸 후 이어진 침묵이었다.

특히 7월들어 조용했다. 6경기에서 타율 1할5푼, 홈런없이 1타점. 무섭게 몰아쳤던 5~6월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박병호는 5월에 열린 24경기에서 14홈런, 6월 21경기에서 9홈런을 때렸다. 결과적으로 다소 이른 예상이 되었지만, 이승엽의 56홈런을 넘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월간 타율도 5월에 3할2푼1리, 6월에 3할2푼을 유지했다. 5월에 8할7푼7리를 찍었던 장타율은 6월들어 7할2푼으로 추락했다.

그렇다면 박병호는 타격에 문제가 생긴걸까. 50홈런 이상은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걸까. 전문가들은 박병호가 시즌 중에 몇 차례 찾아오는 일시적인 부진에 빠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타격감이 좋을 때는 대부분의 선수가 오버 페이스를 하게 된다. 박병호가 5월에 무섭게 달아올랐는데, 좋은 타격감 뒤에는 일시적인 부진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지금 박병호가 이런 케이스인 것 같다"고 했다.

박병호는 지난 2년 간 크고 작은 슬럼프를 딛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 최고의 타자임을 증명했다. 박 위원은 박병호가 일시적인 부진을 이겨낼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좋았을 때 모습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병호가 일시적인 부진을 조만간 극복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사실 박병호의 5~6월 페이스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최근 부진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도 있다.

허문회 히어로즈 타격 코치는 최근 박병호의 타격을 되돌아보며 "공을 앞에 두고 때리려다보니 변화구에 타격 자세가 흐트러지는 경향이 있다. 조금 편안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기술적인 문제가 전혀 없기 때문에 금방 페이스가 다시 올라올 것이다"고 했다. 좋았을 때 박병호는 나쁜 공을 골라 볼넷으로 걸어나갔는데,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최근에는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늘었다.

최고의 타자 박병호에게 정면승부를 거는 투수는 거의 없다. 결국 실투를 공략해 홈런을 만들 수밖에 없다. 허 코치는 "박병호가 몸쪽 높은 공에 약점이 있다고 하는데, 그 코스의 공은 박병호뿐만 아니라 모든 타자가 약한 부분이다. 30홈런만 넘으면 쭉쭉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50홈런, 60홈런에 대한 주위의 기대가 스트레스 수준의 부담감으로 작용한다면 곤란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