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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랄프로렌, 리콜 명령받은 아동의류 여전히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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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품 브랜드 랄프로렌이 유해물질이 들어간 아동복을 판매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일 랄프로렌 아동복을 비롯한 유아용 제품과 충전기 등 가정용 생활제품 552개 제품에 리콜명령을 내렸다. 산업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가정용 생활제품 552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휴대폰 충전기, 유아동복, 유아용 삼륜차 등 29개 제품 등에서 소비자 안전에 위해(危害)가 확인됐기 때문에 리콜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리콜 제품 중 눈에 띄는 것은 유아용 의류·용품들로 어린이에게 위험한 유해물질과 발암물질 등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퍼스트어패럴이 수입한 아동용 원피스에선 납 성분이 기준치의 40.8배가 나왔고,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무려 226.3배가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로 화장품·장난감·세제 등 각종 PVC 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그러나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현재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제너아이가 생산한 유아용 자전거 '트리플B'에선 안장에서 기준치의 157배가 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도도에서 수입한 유아용 2인승 자전거 '카리노'에선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8배 이상 나왔다. 또 전도시험에서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모아부가 수입한 'URBO 유모차'에선 버클 안쪽 고무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무려 202.4가 초과돼 검출됐다. 품질표시도 미비했다. 모두 국내 중소기업에서 제조 또는 수입한 제품들이다.

그런데 고가의 해외 명품 브랜드 랄프로렌의 제품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이번 조사에서 랄프로렌의 아동용 재킷(모델명 S2 CONCEPT-4 NAVY) 소매 안감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염료가 나왔다. 이 염료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사용할 수 없는 염료인데 옷의 안감에 사용한 것이다.

유아용 제품에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 자체가 아이를 둔 소비자들에겐 충격이지만, 무엇보다 고가의 해외 명품 브랜드 랄프로렌의 제품이 포함된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여성 소비자는 "중소기업 제품들보다 랄프로렌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나온 사실에 더 놀랐다. 그동안 명품 브랜드라 믿고 비싼 가격에도 제품들을 구입을 했는데, 배신감이 느껴질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번 리콜 명령을 받은 기업들은 유통매장에서 해당 제품을 수거하고, 소비자에게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다른 제품으로 교환 또는 수리 등을 해주어야 한다. 또 국가기술표준원이 리콜 제품들에 대한 정보를 제품안전정보센터(www.safetykorea.kr)에 공개하고 위해상품판매차단시스템에 제품 바코드를 등록해 전국 대형 유통매장 등에서 해당 제품의 판매를 즉시 차단시킨다. 이런 조치에 따라 랄프로렌과 동시에 리콜 조치를 받은 한 가구업체는 산업부 발표 즉시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에게 사과문과 함께 리콜 방법을 고지했다.

그러나 랄프로렌은 유해물질이 있는 아동용 재킷을 여전히 자사 홈페이지(www.ralphlauren.co.kr)에서 판매 중이다. 심지어 여름 세일 기간이라며 정가에서 20%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랄프로렌 홈페이지에는 이번 리콜과 관련한 정보 고지나 소비자에 대한 사과도 없다. 단지 여름 세일 중이라는 사실만 강조하고 있다. 문제의 랄프롤렌 제품은 현재 자사 인터넷 쇼핑몰뿐만 아니라 지마켓, 11번가 등의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여전히 판매중이다. 명품 브랜드인 랄프로렌은 일개 중소기업도 바로 가능한 사과와 리콜 조치를 아직까지 취하지 않고 있다.

한편, 과거 국내 대기업을 통해 제품을 판매했던 랄프로렌은 지난 2011년 랄프로렌코리아를 설립해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랄프로렌은 한국 시장에서 고가 전략을 고수하며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해왔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