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유임 결정을 받아들였다.
제2기 홍명보호가 출항한다. 홍 감독은 27일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대1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후 황보관 기술위원장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귀국 후에도 재차 그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홍 감독은 거취를 묻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 생각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어떤 길이 옳은 길인지 판단하겠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팀은 처음부터 내가 시작했고 마지막까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월드컵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도중하차에 무게를 둔 발언이었다.
홍 감독의 마음을 돌린 것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다. 정 회장은 홍 감독에게 브라질월드컵의 실패는 축구 행정의 실책이 더 크다면 계속해서 팀을 맡아줄 것을 설득했다. 홍 감독도 사퇴 카드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이 벨기에전 후 사의를 밝혔다. 귀국 후에도 사퇴의사를 재차 전했다. 그러나 축구협회에서 만류했다. 월드컵 결과가 잘못된 데는 축구협회의 책임이 크다. 사퇴가 능사가 아니라 아시안컵에서 잘 이끌어줄 것을 당부하며 설득했다"고 했다. 그리고 "홍 감독이 사퇴의사가 강경했지만 정 회장님이 설득한 끝에 책임감을 갖고 헌신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홍 감독이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우리에게 많은 기쁨을 준 것을 잘 알것이다. 월드컵에서 목표했던 성적을 못냈지만 아시안컵에서 잘 이끌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