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일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을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룹 계열사들이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법원의 눈을 피해 미술품을 빼돌려 서미갤러리에 팔아치운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의 딸이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부인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선봉 부장검사)는 지난 2일 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로 이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법원의 가압류 절차 직전 자신이 소유한 고가의 미술품을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통해 매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 대표는 재벌 오너일가들의 해외 미술품 구매를 대행해주며 돈세탁 창구의 역할에 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다.
검찰은 현 회장 등 동양그룹의 주가조작 혐의를 조사하던 중 이 부회장과 홍 대표 사이의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6월 이 부회장의 미술품 보관 창고와 갤러리 서미를 압수수색해 그림과 조각품 등 미술품 수십점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법원의 재산처분을 피해 미술품을 미리 빼돌린 것으로 보고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