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서 가장 취약한 아킬레스건은 선발 투수진이다. 에이스 밴헤켄(10승)을 빼고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다. 그나마 최근소사(3승)가 안정세를 보였고, 하영민(3승)도 그런대로 버텨주고 있다. 하지만 4~5선발이 확실치 않아 항상 마운드가 불안하다. 선발이 강한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와 맞대결할 때마다 버거운 것도 선발의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넥센은 방망이로 먹고 사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넥센은 이번 2014시즌을 앞두고 기대를 걸었던 우완 문성현과 좌완 오재영이 시즌 초반 무너졌다. 둘다 시즌 시작 선발 로테이션에서 두 달을 버티지 못했다. 부진한 나이트 마저 퇴출시키고 소사를 대체로 영입했다. 넥센은 불안한 가운데서도 승률 5할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후반기 도약을 위해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갔다. 문성현과 오재영을 그대로 1군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봤다. 문성현은 지난 5월 23일 1군 말소 됐다. 2군에서 1군 선발 등판을 위한 준비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2일 1군 등록, 바로 롯데전에 56일 만에 선발 등판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문성현에게 기대하는 건 공 100개다. 6이닝을 3점 이내로만 막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만 해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문성현은 감독의 기대 이상으로 호투했다. 5이닝 4안타 4볼넷 3탈삼진으로 2실점했다. 2회 황재균에게 선제 투런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다. 하지만 타선이 5회까지 6점을 뽑으면서 문성현을 도왔다. 문성현은 5회 볼넷 3개로 맞은 2사 만루 위기에서 히메네스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염경엽 감독은 6회부터 불펜 투수를 곧바로 투입, 1실점으로 롯데의 추격을 막았다. 경기는 8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강우로 경기가 중단됐고 30분 강우 콜드 결정됐다. 넥센이 7대3으로 승리했다. 문성현이 승리투수가 됐다. 넥센은 4연승을 달렸다. 또 NC와 공동 2위가 됐다.
NC는 1일 롯데전에서 선발 투수 김대우가 호투했다. 5이닝 3실점했다. 리드한 상황에서 내려갔지만 불펜 투수들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넥센은 12대7로 승리했다. 김대우 선발 카드는 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김대우를 앞으로 5선발 처럼 활용할 것이다. 만약 문성현과 오재영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김대우는 롱 릴리프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우는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 그렇지만 1일 롯데 좌완 유먼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또 팀이 승리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염 감독은 김대우에게 더 많은 선발 등판 기회를 주고 싶은 것이다. 김대우에 이어 문성현까지 2일 선발 시험대를 일단 통과했다. 염경엽 감독은 "문성현이 잘 준비한 만큼 좋은 피칭을 했다. 아직 나쁜 모습이 남아 있지만 훈련을 통해 고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제 남은 건 오재영이다. 오재영은 주말 1군으로 올라와 KIA전에 선발 등판한다.
넥센으로선 문성현과 김대우가 선발진에 연착륙할 경우 더욱 강한 팀이 된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