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가 천신만고 끝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벨기에는 2일(이하 한국시각) 사우바도르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펼쳐진 미국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16강전에서 1-0으로 앞선 연장 전반 15분 로멜로 루카쿠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1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로써 벨기에는 6일 오전 1시 스위스를 꺾은 아르헨티나와 4강 길목에서 만나게 됐다.
이날 벨기에는 경기 초반부터 미국의 골문을 두드렸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수비를 견고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오리지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벨기에는 경기 초반 미국의 탄탄한 수비력에 다소 고전했다. 반면, 미국의 간헐적인 역습은 날카로웠다. 전반 20분 뎀프시의 슈팅이 쿠르투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벨기에는 전반 중반부터 조금씩 볼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공격 기회가 늘어났다. 전반 23분에는 미국의 공격을 중원에서 차단한 뒤 빠른 역습으로 전환했다. 이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더 브라위너의 슈팅이 골문을 빗나갔다. 전반 28분에는 아자르의 중거리 슛이 하워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수비 시 순간적으로 여섯 명이 수비진에 가담해 벨기에의 공격을 막아낸 미국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역습의 속도가 빨랐다. 브래들리와 뎀프시가 역습을 이끌었다. 오른쪽 측면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30분 햄스트링 부상을 한 파비안 존슨 대신 그라운드에 나선 디안드레 예들린의 스피드가 벨기에의 밸런스를 자주 무너뜨렸다. 미국은 전반 33분 저메인 존스의 중거리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벨기에는 계속해서 공세를 펼쳤다. 미국은 상대 공격을 막은 뒤 역습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골은 터지지 않았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벨기에는 후반 미국의 팀 하워드 골키퍼의 '선방쇼'에 힘을 잃었다.
벨기에는 후반 2분 메르텐스의 백헤딩과 후반 8분 베르통헌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미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11분에는 오리지의 헤딩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또 후반 14분에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리지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메르텐스가 재치있는 슈팅을 날렸지만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자 벨기에는 교체투입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후반 15분 메르텐스 대신 케빈 미랄라스를 투입했다. 용병술이 통하는 듯했다. 후반 26분 미랄라스가 저돌적인 돌파로 미국 수비진을 헤집었다. 수비수가 잘못 걷어낸 공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기다리던 오리지에게 연결됐다. 그러나 오리지의 오른발 슈팅이 하워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벨기에의 파상공세를 버텨내던 미국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27분 수비수 그레이엄 주시를 빼고 공격수 크리스 원돌로프스키를 투입시켰다.
벨기에의 공세는 거세졌다. 그러나 미국에는 하워드 골키퍼가 있었다. 벨기에는 후반 30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아크 서클에서 오리지의 침투패스를 미랄라스가 쇄도하며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오른발 슈팅이 하워드 골키퍼 발에 맞고 빗나갔다. 후반 34분에도 오른쪽 측면 미랄라스의 크로스가 펠라이니를 거쳐 뒤쪽에서 기다리던 아자르의 오른발 슈팅까지 연결됐지만, 하워드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하워드 골키퍼는 후반 39분에도 오리지의 중거리 슛을 잘 쳐냈다.
벨기에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42분 역습 상황에서 데 브루잉이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쇄도하던 아자르에게 연결했다. 아자르는 수비수가 없는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44분에는 중앙 수비수 콩파니가 공격까지 가담해 슈팅까지 날렸지만 하워드 골키퍼를 극복하지 못했다.
미국은 후반 추가시간 천금같은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문전으로 연결된 로빙패스를 존스가 헤딩으로 떨궈줬다. 원돌로프스키는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슈팅이 크로스바를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팽팽한 승부는 연장전에서 갈렸다.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벨기에는 연장전에 돌입하기 직전 오리지와 루카쿠가 교체투입됐다. 루카쿠가 연장 전반 3분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 문전 쇄도하던 더 브라위너에게 땅볼 패스를 연결했다. 더 브라위너는 미국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루카쿠는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추가골도 터뜨렸다. 역습 상황에서 더 브라위너의 침투패스를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쇄도하며 논스톱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미국도 포기하지 않았다. 연장 후반 교체투입된 줄리언 그린이 연장 후반 2분 브래들리 침투패스를 쇄도하며 논스톱 오른발 발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벨기에의 쿠르투아 골키퍼의 손에 맞았지만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상승세를 탄 미국은 벨기에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그러나 득점기회가 번번히 쿠르투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동점에 실패했다. 120분의 혈투에서 벨기에가 웃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