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구단들은 팀 자체 월간 MVP를 선정하면서 안배를 할 때가 있다. 성적이 비슷하다면 많은 선수들이 골고루 수상하는 게 좋다. 연차가 낮은 젊은 선수, 저연봉 선수를 배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차피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상이다.
그런데 넥센 히어로즈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그림이 나왔다.
히어로즈는 1일 현대해상 6월 MVP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히어로즈 구단의 플래티넘 스폰서인 현대해상의 후원으로 마련된 상이다.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이 우수 투수, 서건창이 우수 타자, 강정호가 수훈선수에 뽑혔다. 우수 투수와 우수 타자는 상금 200만원, 수훈선수는 100만원을 받는다. 좋은 활약을 한 선수에게 기분좋은 가욋돈이 주어지는 것이다.
물론 투수 MVP 밴헤켄과 타자 MVP 서건창 모두 최고의 활약을 했다. 밴헤켄은 지난 달 6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승에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서건창은 타율 3할5푼9리(92타수 33안타), 14타점, 10도루로 맹활약 했다. 수상 자격에 시비를 걸 수 없는 성적이다.
그런데 매번 수상자의 얼굴이 똑같다. 밴헤켄과 서건창은 4월에도 나란히 상금을 수령했고, 5월에도 함께 상을 받았다. 3개월 연속 수상이다. 5월에 서건창과 박병호가 우수 타자상을 공동수상을 했는데, 사실상 밴헤켄과 서건창이 올 시즌 이 상을 독식했다고 봐야한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투타에서 워낙 뛰어난 활약을 했기에 수상자 선정 때 고민이 필요없었을 것 같다. 밴헤켄은 시즌 초반부터 선발진이 붕괴된 상황에서 고군분투했다. 워낙 6월 한달 간 활약이 뛰어나 다른 선수와 비교가 불가능하다. 서건창 또한 올 시즌 최고의 1번 타자, 2루수로 공수의 주축선수로 활약을 하고 있다. 히어로즈 MVP에는 불필요한 오해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