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은 무조건 바뀐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대표팀 감독이 한국전을 앞두고 공언했다. 변화의 폭이 더 커질수도 있다.
익숙한 그림이다. 알제리와 비슷하다. 알제리는 한국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선발명단을 대거 바꾸었다. 벨기에와의 1차전과 비교해 5명이 새롭게 투입됐다. 이 전략은 바히드 하릴호지치 알제리대표팀 감독의 철저한 준비가 바탕이 됐다. 그는 사실상 승리를 거두기 힘든 벨기에를 상대로 1.5군을 내세웠고, 한국전에 베스트 멤버를 가동했다. 한국전에서 승리를 거둬 조별리그 통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었다. 노림수가 통했다. 알제리는 새롭게 투입된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 앱델무멘 자부(클럽 아프리칸), 야신 브라히미(그라나다)의 골을 앞세워 한국을 4대2로 격파했다. 알제리와 벨기에의 선수 교체 의도는 다르다. 벨기에는 16강전에 대비해 한국전에서 주전 선수들을 아낄 계획이다.
그러나 베스트멤버가 바뀔 벨기에를 상대해야하는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월드컵 본선 직전까지 벨기에의 플랜B보다 A의 분석에 집중했다. '뉴페이스'의 기용은 홍명보호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다.
알제리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알제리전 패배의 원인 중 하나가, 바뀐 선수에 대한 대비 부족이었다. 개인기를 앞세운 자부와 브라히미의 돌파에 한국의 수비진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 초반에 실점을 하다보니 집중력이 더욱 흐트러졌다.
악순환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한국전에 출전할 것이 유력한 디보크 오리기(릴) 스테번 드푸르(FC포르투) 등은 알제리의 '뉴페이스'보다 개인 능력이 더 뛰어나다. 특히 오리기는 크리스티앙 벤테케(애스턴빌라)의 부상 낙마 이후 벨기에대표팀에 깜짝 발탁된 선수라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
빌모츠 감독이 선수 교체를 미리 발표한 것을 역이용해야 한다. 상대의 전력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철저한 전력 분석만이 벨기에를 넘고 기적을 바라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안톤 두샤트니에 코치의 벨기에 선수 분석이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