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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전제 조건' 러시아 알제리 잡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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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의 16강 기적을 위해서는 알제리-러시아전의 결과가 중요하다.

알제리와 러시아는 한국-벨기에전과 같은 시각인 27일 오전 5시(한국시각) 쿠리치바 아레나 다 바이사다에서 최종전을 치른다. 1승1패의 알제리와 1무1패의 러시아는 벼랑끝에 있다. 16강을 위해서는 승리만이 살길이다. 일단 분위기는 알제리가 우세하다. 감독-선수-언론이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갈등을 겪던 알제리는 한국전(4대2 승) 완승으로 화해무드에 돌입했다. 자신감도 하늘을 찌를 듯 하다. 반면 러시아는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침울한 분위기다. 2차전이었던 벨기에전(1대0 벨기에 승) 막판 경기력이 살아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최소한 러시아가 지지 말아야 하는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두 팀의 스타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알제리가 한국전에서 완승을 거둔 것은 한국 수비가 뒷공간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발빠른 선수가 많은 알제리는 빠른 역습으로 한국의 뒷공간을 집중 공략했고 그 결과 아프리카팀 월드컵 역사상 최다인 4골이나 뽑아냈다. 알제리는 한국의 느슨한 압박을 이용해 개인기를 십분 발휘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다르다. 무게중심을 뒤쪽에 놓는 팀이다. 미드필드와 수비가 2중으로 블록을 구성해 수비를 강화한다. 러시아는 이같은 수비방법으로 벨기에의 막강 공격진을 단 1실점으로 막아냈다. 2~3명이 에워싸는 적극적인 압박으로 개인기가 좋은 팀을 무력화시키는데 특화돼 있다.

러시아의 공격 스타일도 알제리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알제리는 한국전 후반 대단히 고전했다. 후반전 중반에 네번째 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한 수비력을 보였다. 특히 역습에 취약점을 보였다. 알제리는 대회 전부터 수비에 취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알제리가 벨기에전에서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펼친 이유 역시 맞받아치는 경기를 하기에는 수비가 너무 불안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알제리의 약점인 역습에 강점을 보이는 팀이다. 러시아는 벨기에전 후반 빠른 역습으로 벨기에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마무리만 침착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수도 있었다.

분위기는 분명 알제리가 앞서 있다. 하지만 두 팀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알제리가 우세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16강 바늘 구멍을 뚫어야 하는 홍명보호에게 마냥 나쁜 상황만은 아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