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이 개과천선한 듯했다. 그러나 '양의 탈을 쓴 늑대'였다.
1년2개월 만에 똑같은 기행을 펼쳤다. 주인공은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다.
25일 새벽(한국시각) 브라질 나타우 에스타디오 다스 두나스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우루과이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D조 최종전,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4분 수아레스가 문전 몸 싸움 중 느닷없이 이탈리아의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왼쪽 어깨를 깨물었다. 키엘리니는 쓰러졌고, 수아레스도 입을 감싸며 쓰러졌다. 마치 고의가 아닌 실수로 부딪친 것처럼 행동했다. 느린 화면에는 수아레스가 어깨를 무는 장면이 정확히 포착됐다. 안타깝게도 주심은 물론 부심도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 카드가 나오지 않았다. 키엘리니가 어깨에 선명한 이빨 자국을 보여주며 반칙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아레스의 깨물기는 주특기다. 2010년 아약스-에인트호벤전, 2013년 리버풀-첼시전에 이어 이번이 벌써 3번째다. 지난해 4월 리버풀-첼시전에서 첼시 수비수 이바노비치의 팔뚝을 깨물어 전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사후 비디오 판독으로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핵이빨'의 귀환은 팬들의 조롱거리로 안성맞춤이었다. 팬들은 다양한 패러디물을 온라인상에 게재하며 수아레스를 비난하고 있다. 우선 지난시즌 31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선수협회(PFA) 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장면을 패러디했다. '올해의 깨물기상'이라며 상패에 황금슈즈 대신 대형 황금이빨을 그려넣었다. 그리고 지난해 4월 이바노비치의 팔을 물었을 때 패러디됐던 사진들도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큐라부터 투견에 씌우는 입마개, 식당 메뉴, 병따개, 죠스 등 다양한 패러디물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