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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회복훈련 참가 자청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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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미스였다."

알제리전 패배 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내놓은 첫 마디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러시아전의 선전이 되려 독이 됐다. 알제리의 공세를 예상하기는 했으나, 전반 중반부터 밀리기 시작하면서 회복 불가능한 상황까지 몰렸다. 홍 감독은 "지난 경기(러시아전 플레이)가 나쁘지 않아 (선발라인업을) 계속 이어나가려고 했다. 특정 시점에서 선수교체를 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전반전 3실점이 경기를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알제리에 대한 대비책의 미스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가 이렇게 됐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이튿날인 24일(한국시각)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에서 월드컵대표팀의 알제리전 회복훈련을 지휘했다. 담담한 분위기 속에 훈련이 진행됐다. 이따금 장난을 치면서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 애쓰는 선수들도 엿보였다. 하지만 공기는 무거웠다.

보다 못한 홍 감독이 나섰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청했다. 선수들과 섞여 볼 뺏기와 더불어 미니게임에도 참가했다. 선수들과 직접 몸을 부딪치며 웃음을 보였다. 그동안 홍 감독이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와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기간 1~2번씩 선수들의 훈련에 참가한 적은 있지만, 볼뺏기와 미니게임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벨기에전 화두는 분위기 전환이다. 러시아전 무승부 뒤 살아난 분위기가 알제리전 4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선수들 스스로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망연자실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 한국영(24·가시와) 등 부진했던 일부 선수들은 잠도 제대로 못잔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전까지 준비 기간이 짧은 마당에 분위기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반전조차 이룰 수 없다. 홍 감독의 훈련 참가는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런 홍 감독의 노력이 통했는지 훈련 시작 때만 해도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는 막판에 비로소 풀렸다. 김신욱(26·울산)은 "형들이 분위기를 좋게 바꿔야만 다음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다고 조언해줘서 후배들도 따라 하고 있다"며 "아직 아무도 포기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근호(29·상주) 역시 "선수들 스스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손흥민(22·레버쿠젠)과 구자철(25·마인츠)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동료들의 분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명보호는 스스로 치유 중이다.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