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할 시간이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각) 포르투알레그레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벌어질 대회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사막의 여우' 알제리(22위)와 충돌한다.
홍명보호는 필승을 위해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측면 차단'과 '압박'이다. 알제리는 주로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푼다. 18일 벨기에와의 1차전에서 예상했던 공격 형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선제골도 왼쪽 측면 크로스가 시발점이었다. 극단적인 측면 공격을 펼쳤다. 특히 좌우 공격 밸런스 비율이 71%-29%였다. 볼점유율도 왼쪽 미드필드 지역에서 20%를 기록한 반면, 오른쪽 지역에선 13%에 그쳤다. 4-5-1 포메이션이 가동되면, 좌측 윙어로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가 나선다. 4-3-3 포메이션에선 엘 아르비 힐렐 수다니(디나모 자그레브)가 왼쪽 측면 공격을 담당한다. 둘다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다. 높은 골결정력도 갖추고 있다. 수다니와 슬리마니는 알제리대표팀에서 각각 11골과 10골로 가장 많은 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언제든지 시프트가 가동돼 최전방 공격 형태가 제로톱이 될 수 있다.
알제리가 노리는 점은 밀집된 중앙을 측면 크로스로 뚫겠다는 것이다. 날카로운 측면 크로스는 골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제2의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크로스를 저지하는 풀백 자원들의 임무가 막중한 이유다. 왼쪽 윙어와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오른쪽 풀백 이 용(울산)이 바짝 신경써야 한다.
알제리의 주목할 만한 점은 다양한 공격 루트다. 세트피스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개인기와 돌파 능력을 갖춘 '중원 킬러'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에게 공간을 내주면 날카로운 킬패스와 돌파에 당할 수 있다. 특히 역습이 빠르고 정교하다. 1일 아르메니아전에서 알제리가 터뜨린 두 번째 골 장면을 홍명보호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상대 공격 차단 이후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와 수비진을 허무는 패스가 연출됐다. 나빌 벤탈렙(토트넘),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 등 패스 마스터들의 줄기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홍명보호가 집중해야 할 것은 '포어체킹(전방 압박)'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주영과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 등 2선 공격수들에게 내려진 미션이다. 지난 평가전을 살펴보면, 알제리 수비진은 90분간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비수의 백패스 실수가 나오는 등 허점을 노출했다. 홍명보호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 강한 압박으로 부정확한 패스를 이끌어내야 한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싸움에서 압도해야 한다. 알제리는 벨기에와의 1차전에서 역전패하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홍명보호도 16강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선 승리가 절실하지만 냉정함이 요구된다. 컴퓨터 분석의 힘을 믿어보자.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