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아프리카의 복병 알제리를 상대로 고전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은 23일 오전 4시(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펼쳐진 알제리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전반전을 0-3로 뒤진채 마쳤다. 전반 26분 알제리의 슬리마니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급격히 흔들린 게 화근이었다.
홍 감독은 지난 러시아전과 같은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원톱 자리에 박주영(29·아스널)을 배치했고, 2선에는 손흥민(22·레버쿠젠) 구자철(25·마인츠) 이청용(26·볼턴)을 세웠다. 더블 볼란치 자리엔 기성용(25·스완지시티) 한국영(24·가시와)이 포진했고, 윤석영(25·퀸스파크레인저스) 김영권(24·광저우 헝다)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이 용(28·울산)이 섰다. 골문은 정성룡(29·수원)이 지켰다.
전반 4분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김영권이 소피앙 페굴리에게 태클을 시도했다. 페굴리가 쓰러졌고 알제리 선수들이 페널티킥을 주장했으나, 주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반 11분 한국은 기성용이 잇달아 프리킥 찬스를 맞으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다. 그러나 불필요한 드리블과 골 결정력 부족, 알제리의 강력한 압박에 막히면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알제리가 선제골을 얻었다. 전반 26분 수비수가 길게 걷어낸 볼이 한국 진영을 향했고, 슬리마니가 김영권 홍정호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문전 정면에서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 선수들은 실점 직후 다시 모여 파이팅을 외쳤으나,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2분 뒤 또 추가골을 내줬다. 전반 28분 자부가 한국 진영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문전 쇄도하던 수비수 라피크가 헤딩골로 마무리 했다. 정성룡이 손을 뻗어 펀칭을 시도했으나, 김영권이 마크맨인 라피크를 놓치면서 결국 또 실점이 나왔다.
순식간에 2골을 내준 한국은 재정비에 안간힘을 썼다.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이 리더 역할을 하면서 알제리 진영 공략에 힘썼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38분 또 실점을 허용했다. 슬리마니가 아크 왼쪽에서 잡은 볼을 문전 쇄도하던 자부에게 연결했고, 자부가 왼발골을 터뜨렸다.
망연자실한 한국은 재차 반격을 시도했으나, 이미 분위기는 알제리 쪽으로 완전히 넘어간 뒤였다. 한국은 전반전을 3골차로 뒤진채 라커룸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포르투알레그리(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