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시즌 인천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일정 차질을 고려해 주말경기 때 우천으로 취소될 경우 월요일에 경기를 하도록 편성했다. 지난 3월 29일 롯데-한화의 개막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며 월요일인 31일에 열린 적 있는데 다행히 그 이후엔 주말 3연전이 우천으로 취소되지 않아 평화롭게 시즌이 치러졌다.
이제는 들쭉날쭉한 일정을 생각해야할 시기다. 장마가 왔고 그로 인해 주말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LG전이 우천으로 취소됐고, 21일엔 창원 NC-삼성전이 또 취소됐다. 둘 다 월요일인 22일 경기를 치른다. 이로인해 한화와 LG는 다음주까지 9연전, NC와 삼성은 8연전을 치르게 됐다.
앞으로 우천으로 인해 이러한 최대 9연전의 일정을 치르는 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투수진 운영이 힘들어진다. 선발이야 5명이 나흘 휴식후 5일째 등판의 5일 로테이션으로 가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이것도 쉽지않다. 한국 프로야구는 항상 월요일에 휴식을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수들이 5일 휴식후 6일째 등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요일에 등판한 투수가 나흘 휴식후 일요일에 등판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명만 5일 로테이션으로 경기를 치른다. 아무래도 5일 로테이션으로 선발 투수가 나올 경우엔 다음 등판을 대비해 투구수를 조절해줘야 한다. 그러면 이닝수가 줄어들고 그 줄어든 이닝은 불펜진이 채워야 한다. 6연전이 아닌 9연전을 7명의 불펜투수가 계속 막아내기란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 게다가 올해는 유래가 없는 타고투저다. 이미 불펜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8,9연전을 다 치를 지도 의문이다. 비 때문에 주중에도 언제든지 경기가 취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화∼일요일엔 경기를 하고 월요일에 쉰다는 그동안 프로야구의 라이프 사이클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월요일만이라도 휴식을 했던 선수들은 이제 자칫 제대로된 휴식도 취할 수 없게 된다. 우천으로 취소 될 때는 항상 야구장에 나와서 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주말 경기가 2주 연속 취소되고 휴식기가 없다면 사실상 2주 내내 야구장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선수들의 체력관리와 컨디션 조절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현재의 순위표가 요동칠 수도 있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