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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아웃사이더]브라질의 축구사랑 '축구의 나라'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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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나라 브라질은 확실히 다르긴 다르구나.'

브라질월드컵 취재를 하면서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브라질이 왜 '축구의 나라'로 불리는지 말입니다. 생업, 학업 다 필요 없습니다. 오직 축구입니다.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브라질의 첫 경기였던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이 지난 13일 상파울루의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렸습니다.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브라질이 3대1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당시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 경기장에서 취재를 했기 때문에 '바깥' 분위기를 몰랐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밖을 나와보니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흥에 겨워 춤을 추길래, 예상은 했던 그림이라고만 여겼습니다.

그 생각이 5일만에 바뀌었습니다. 벨루오리존치에서 현지시각으로 오후 1시에 시작된 벨기에-알제리전을 취재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숙소로 향한 시각이 오후 5시, 그런데 세상이 멈춘듯 했습니다.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길거리가 한산했습니다. '교통 지옥' 브라질의 길거리에 차들도 돌아다니지 않았습니다. '유령 도시'였습니다. 오전까지 문을 열었던 대형마트가 갑자기 문을 닫을 것을 수상하게 여긴 끝에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브라질대표팀이 경기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시간에 포르탈레자에서 브라질의 조별리그 2차전(vs멕시코)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항상 국가 전체가 잠시 모든 것을 멈춘다고 합니다. 국가에서 지정한 것이 아니지만 브라질 국민들이 축구를 보기 위해 자발적으로 '하던 일'을 모두 멈춥니다. 상점과, 관공서, 심지어 학교까지 문을 닫았던 이유입니다. 유일하게 문을 여는 곳이 '스포츠 펍'입니다. 맥주를 마시며 다같이 모여 축구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오후 6시에 브라질-멕시코전이 끝나자 브라질 도시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빌딩의 네온사인이 켜지기 시작했고 상점들이 문을 열었습니다. 브라질의 '유령 도시'는 두 시간만에 다시 생기 넘치는 도시로 바뀌었습니다.

브라질의 축구에 대한 사랑은 남녀노소, 부자도 가난한 자도 구분이 없습니다. 조용한 시골마을에서조차 축구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벨기에 대표팀을 취재하기 위해 찾은 벨루오리존치 외곽의 한 지역, 훈련장 부근은 빈민촌에 가까웠습니다. 초등학생 또래의 아이들이 맨발로 길거리를 뛰어다닙니다. 그때 한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노란색 표지판 속에 아이가 공을 차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현지인에게 물었더니, 아주 흔한 표지판이라고 합니다. "길거리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많으니 운전을 조심히 하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길거리에서 공을 차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으면 동네마다 이런 표지판이 붙어 있는 걸까요. 축구를 위해서라면 자동차가 다니는 아스팔트 도로도 그라운드가 됩니다. 도로에서 차보다 축구를 하는 어린이가 더 대우를 받는 나라가 바로 브라질이었습니다. 브라질, '축구의 나라'가 맞습니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