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였다.
우루과이는 20일(한국시각)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리그 2차전 전반전에서 2대1로 이겼다. 복귀전을 치른 수아레스는 2골을 넣으며 자신의 클래스를 과시했다.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에 1대3으로 패했던 우루과이는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이탈리아전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진 잉글랜드는 2패로 사실상 16강 탈락을 확정지었다.
. 부상으로 코스타리카와의 1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수아레스는 반드시 승리한 잉글랜드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아레스는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와 함께 우루과이 공격을 이끌었다. 미드필드에는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니콜라스 로데이로(보타포구), 에지디오 아레발로 리오스(모렐리아), 알바로 곤살레스(라치오)가 배치됐다. 포백은 알바로 페레이라(상파울루),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 디에고 고딘(이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마르틴 카세레스(유벤투스)가 섰다. 골문은 무슬레라(갈라타사라이)가 지켰다.
잉글랜드는 1차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다니엘 스터리지(리버풀)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으며, 웨인 루니, 대니 웰백(이상 맨유), 라힘 스털링(리버풀)이 그 뒤를 받쳤다. 스티븐 제라드와 조던 헨더슨(이상 리버풀)이 더블볼란치를, 레이튼 베인스(에버튼), 게리 케이힐(첼시), 필 자기엘카(에버턴), 글렌 존슨(리버풀)이 포백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조 하트(맨시티)가 꼈다.
수아레스는 초반부터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2대1 패스로 측면을 허물었고, 세트피스에서 킥 감각도 좋았다. 감각적인 패스를 수시로 뿌리며 시야와 센스를 과시했다. 한달전 수술을 했던 선수라는게 믿어지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우루과이는 수아레스의 활약 속에 공격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반면 잉글랜드는 패싱게임을 하지 못하며 스털링과 스터리지의 1대1에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루니가 2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다. 전반 9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프리킥이 살짝 빗나갔고, 30분에는 제라드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스터리지도 40분 멋진 왼발슛을 날렸지만 무슬레라 골키퍼에 걸렸다. 기회를 엿보던 우루과이가 선제골을 넣었다. 주인공은 수아레스였다. 39분 카바니의 오른발 크로스를 절묘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잉글랜드 골망을 갈랐다. 지난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다운 감각이었다.
후반들어 경기는 뜨거워졌다. 양 팀이 치고 받았다. 후반 초반은 우루과이의 분위기였다. 후반 5분 수아레스, 6분 카바니가 잇달아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빗나갔다. 잉글랜드는 루니와 스터리지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로스 바클리(에버턴) 아담 랠라나(사우스햄턴) 등을 투입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결국 동점골이 터졌다. 웨인 루니가 월드컵 저주를 깼다. 10경기만에, 759분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첫 골을 신고했다. 30분 존슨이 오른쪽을 무너뜨리고 땅볼 크로스해준 볼을 침투하던 루니가 밀어넣었다. 이후 스터리지가 다시 한번 결정적 왼발 슛을 날렸지만 무슬레라 골키퍼에 막혔다. 기세가 오른 잉글랜드에 절망을 안긴 것은 수아레스였다. 39분 무슬레라의 골킥이 제라드 머리에 맞고 뒤로 넘어갔고, 이는 수아레스에 연결됐다. 수아레스는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켰다. 우루과이는 이 골을 잘 지키며 2대1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